너무 읽고 싶던 책이었어서 망설임없이 바로 신청하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드레퓌스 사건을 읽으면서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의 빨갱이 마타도어를 떠올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유태인 간첩이라는 선동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개인과 가정. 그 분노, 그 희생은 시간이 지난뒤에라도 어떻게 보상이 될 수 있는 것인가. 국가의 폭력앞에서 개인들은 이렇게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시스템.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괴로운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정치환경과 국민 선동을 이용하는 정치세력들. 지금도 우리나라에 그런 정치세력들이 너무도 당당하게, 또한 그들과 공생하고 있는 언론들과 그들의 선동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민심을 보면서 너무 큰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한순간이라도 국민 개개인이 정신을 차리고 현 세태들을 파악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고 무너질 수 있다는 것, 즉, 국가의 폭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비극적인 상황이라 할수 있겠다. 그 당시 프랑스에서의 일부 지식인 세력들의 양심적인, 위대한 행동들. 얼마나 큰 용기와 희생이 필요한 것이었는가. 과연 나는 그 상황에서 그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양심적인 행동을 할수 있을것인가. 그런 고민도 하게 되었다. 사라예보의 총성. 그것으로 세계 1차대전이라는 비극이 시작되었다고 배워왔으나, 그것은 단지 오비이락과 같은 상황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어차피 전 지구상의 모든 영토를 소수의 국가가 차지한 상황에서, 서로의 땅을 빼앗아야만 하는 제로섬의 시대에서, 눈만 마주쳐도 싸움이 일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에서 사라예보의 총성은 작은 불씨를 당기는 사건이 되었다. 내키지 않았으나 주변국들의 환경으로 전쟁에 휘말리게 된 영국과 프랑스도 다소 어이없었으나, 그 뒤에는 산업혁명으로 인한 과학의 진일보가 전세계를 가장 후진적인 행태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참담하게 느껴졌다. 서로 대량생산을 위한 원재료 확보와 시장 개척. 이런 광풍의 시대에 속절없이 희생당한 약소국들. 아프리카, 아시아 등등. 달도 삼켰을 제국주의라는 표현은 그야말로 잔인했던 당시의 시대를 가장 강렬하게 표현한 어휘가 아닌가 생각된다. 얼마전에 환경에 대한 국제 지도자들이 모인 포럼이 개최되었다. 인도의 반대로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가 다서 완화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지구를 가장 먼저 훼손시키고 가장 많이 오염시킨 나라들이 소위 선진국들 아닌가? 그들은 그 수혜로 많은 부를 이루었고, 이후 개발도상국들은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서 공장을 짓고 물건을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그 선진국들이 중심이 되어 환경보호를 위해서 많은 제약을 만들고 있다. 단순히 우리는 저 뉴스만을 보지만, 개발도상국의 입장이라면, 참으로 억울한 상황일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먼저, 누가 더 많이 환경을 파괴하였는가. 그런데 더 먼저, 더 많이 파괴한 국가들이 환경을 위해서 규제를 한다. 개발도상국도 당연히 환경 규제에 참여해야 한다. 지구는 우리 모두의 것이고 우리 후손의 미래가 달려있는 것이니. 그러나 지금보다 선진국들은 더 많은 희생과 양보를 먼저 제시하고 개발도상국에게 환경규제에 대한 제약을 약속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할수 있는 더 많은 희생과 양보는 결국은 돈이겠지. 지금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내전들. 그리고 그들의 특이한 국경선들. 식민지 전쟁을 통해서 서구 열강들이 남겨놓은 상흔으로 인해서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 국민들이 죽고 아이들이 기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모두 그 선진국들의 시각에서만 교육받아야 하고 그들이 써놓은 책으로만 세계사를 이해해야 하는가. 우리도 일본으로부터 엄청난 고통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말이다. 이런 거꾸로 읽는 세계사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CNN이 오로지 진실은 아닐테니까. 러시아 혁명과 관련하여 국지적인 것이지만 라스푸틴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왔다. 그는 진정 예언자인가? 따로이 그에 대한 서적 등을 구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레닌, 한사람의 기질과 의지와 목표의식이 역사에 그토록 크고 깊은 각인을 남긴 사례가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여태 느껴온 혁명은 기존 질서와 새로운 욕구가 충돌할때, 민중들이 더 이상은 기존 질서에 희망을 느끼지 못하고 전체적인 분노가 결집할때 혁명이 가능한 것이지, 개인의 역량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수 있는 것인 아니라고 생각해왔었는데, 레닌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느껴졌다.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볼수 있는 방법과 도서들은 앞으로도 많이 발간되어 다양한 시각을 갖는데 많은 독자들이 참여할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