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회를 통해 읽게 된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을 통해 한번도 가 보지는 못했지만 아랍지역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이런 곳이구나 하는, 막연하지만 그 지역을, 그리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5개의 큰 단원(이집트,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및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읽어가면서 나름 기억에 남는, 그리고 인상깊었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적어보고자 한다.
첫번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발전한 학문적 성과였는데, 내가 고등학교 때 이름만 들었던 유클리드의 기하학, 지구 공전성과 자전설, 지구의 형태, 둘레 및 중심각 등 그렇게 오래 전에 이미 현대 과학의 근간이 되는 학문적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두번째, 이슬람의 관습에 관한 것인데, 많은 사람이 남성 중심의 관습이 이슬람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오해한다는 내용인데, 나조차도 그렇게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랍인들은 7세기 이슬람이 창시되기 이전부터 남성 중심의 사회를 형성해 왔는데, 수많은 외부 부족의 침입과 전쟁을 겪으면서 전쟁에 투입되는 남성을 두 귀하게 여긴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이야기이다. 종교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번째, 아랍인과 가까워지는 법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이는 전반적인 인관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들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만만치 않지만 해결의 열쇠는 있다 라는 내용이었는데, 이성을 총동원하여 전략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만이 상책이 아니라, 그들과 얼마나 감정적인 유대감을 조성하여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가 Key라고 말한다.
다음 네번째는, 이슬람 단어 자체에 대한 것인데, - 나는 상식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 이슬람이란 아랍어 동사 아슬라마(순종, 복종하다)에서 파생된 단어로, 알라에게 복종하는 종교라는 의미이다. 이슬람 신자를 가리켜 무슬림이라고 부르는데, 이 또한 같은 동사에서 파생된 단어로, 그 의미는 순종, 복종하는 자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코란에 관한 것인데, 코란은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 생전에 내려진 계시들을 그가 죽은 뒤 20년간 수집되고 정리되어 집대성한 경전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시아파와 수니파에 대해서도 말이다.
다섯번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에 관련된 내용에서 언급된 아랍 속담인데, "내 주변의 적은 한 번만 조심해도 되지만, 너의 친구는 천번을 조심해라. 배신하는 친구는 너를 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인데, 친구라고 해서 모두 나를 위하는 사람은 아니다,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 본다.
여섯번째,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언급된 아랍 커피에 관한 것인데, 까흐베하네라는 대중적인 커피하우스이다. 책을 읽으면서 혹시 내가 나는 카페베네가 이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었을까? 물론 틀렸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일곱번째, 아랍인의 시간에 대한 관점을 언급한 내용인데, 물리적 시간을 의미하는 크로노스와 개인에게 특정한 의미가 부여된 주관적 시간을 의미하는 카이로스이다. 카이로스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거나 중요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질적 시간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언급된 아랍 속담인 "괴로운 일이 있어도 좋을 때가 올 때까지 체념하라"가 내게도 상당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통치자였던 자이드가 말했던 내용이다. 그는 "우리의 과거와 조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고 무엇에 의존하며 삶을 유지해 왔는지 기억해야 한다. 사람을 과거를 더 많이 알수록 그들의 유산을 잘 발견할 수 있으며 조국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제야 비로소 우리는 조국을 지키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행할 수 있다. - 중략 - 우리가 좋을 땅에서 살아가는 현재는 험난했던 과거의 고난에 대한 승리의 결과다"라는 말은 나같은 개개인 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정책을 정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일 될 것 같다.
우리와 종교가 다르다고, 관습과 문화가 다르다고 하여 선입견과 편견을 갖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아니다. 다른 것과 나쁜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그들도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보다 더 좋은 관계를 맺게 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