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남는다.
발길 닿는 대로 걸어 직접 눈으로 봐야만 느끼는 것을 떠나 책에서 만나는 여행자를 위한 역사 가이드가 반갑다.
박물관 유물 앞에 적힌 해설을 읽는 듯 생생하고, 또한 낯선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 이 책은, 베토벤과 바흐의 음악을 새롭게 듣게 하고, 화산이 폭발하는 지구의 타임라인을 따라 분주히 도망치게 한다.는 추천사가 마음 한 구석을 지키고 있다.
우선 주요 목차를 살펴보면
1부 취향대로 떠나는 테마 여행
- 만국 박람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잊을 수 없는 주말을 위한 원 포인트 여행자
-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나라
- 4개 도시로 떠나는 과학 기행
- 중세, 씻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낙원
- 바흐의 칸타타를 감상하는 시간
- 낯선 길을 따라 고대 문명 속으로
- 아웃도어 마니아를 위한 단 한 번의 기회
- 공룡의 왕국에서 보내는 색다른 휴가
- 크고 작은 천재지변의 순간들
-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일들
- 정착을 고려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는 빅뱅
2부 과거로 돌아가 더 나은 세상 만들기
- 시간 여행에 관한 아홉 가지 신화
- 세상을 개선하기 어려운 이유
- 이 두 가지는 꼭 알고 계세요
- 시간 여행에서 만나 봐야 할 사람들
-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야 한다
- 추위와 더위를 피하는 방법
3부 시간 여행자를 위한 필수 여행 정보
- 예절과 태도에 대하여
- 나를 누구라고 소개할 것인가
- 계산해 주세요
- 여러 개의 날짜와 시간
- 이동과 숙박
-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
- 식사에 대한 생각
- 물만 바뀌어도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 질병과 전염병
- 예방 접종의 중요성
- 의도치 않은 살인
- 의학적 치료는 피하는 게 상책
-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을 때
- 위생적인 여행을 위한 준비물
- 가져갈 것과 가져올 것
인상깊은 내용으로는
흑사병, 천연두 그리고 황열, 발진티푸스를 비롯한 다른 열병들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건강한 성인에게도 종종 치명적이어서 때론 몇 시간 내에 사망하기도 한다. 오늘날 이런 질병들을 경험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경험이 없는 까닭에 과거에서 발생할지 모를 전염의 위험을 흔히들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유로 시간 여행사도 의료 보험사도 포괄적인 의학 정보 및 안내 사항을 규정에 담는다. 특히 발생 가능한 모든 질병에 대항하여 온갖 예방 접종을 다 받으라고 권할 것이다.
우리가 어떤 병에 일단 걸리면 곧바로 면역 체계가 작동한다. 병원체와 한 번 만나면 항체가 형성되어, 보통은 두 번 다시 그 병에 걸리지 않는다. 우리가 평생 한 번만 수두에 걸리는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 이 병원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항체는 새로운 병원체에 적합하지 않다. 인간의 면역 체계는 앞서 지나간 다른 버전의 질병을 기록으로 보관하지 않으며, 안타깝지만 역으로도 마찬가지다. 질병의 새로운 버전에 대한 면역력이 있어도 과거의 다른 버전으로부터 보호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현존하는 백신에 무조건 기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 여행 의료 기관을 제때 찾아가서, 계획 중인 여행지 및 시대에 필요한 예방 접종과 예방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보자.
흔하지 않은 이례적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특정 시기에 알맞은 유횽한 백신이 없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당신이 가입한 여행자 건강 보험과 사전에 협의를 해야 한다. 현재 마땅한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로 떠나는 여행은 종종 보험 적용에서 제외되니 참고하자.
우리는 시간 여행이 경우에 따라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다. 정말 실현 가능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방식으로 떠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이론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지어낸 가공의 시간 여행사들이 이런 여행까지 실현 가능하다면 결과가 끝없이 이어지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우리는 간단하게 결론 내릴 수 있다.
시간 여행이 존재하는 세계라도 과거는 완전히 연구되지 않은 상태이다.
각각의 시간 여행은 하나의 새로운 평행 세계를 생성한다.
이제 시간 여행의 차에서 내려 현실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