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들 중 세종과 더불어 최고의 혁신 리더라고 칭송 받고 있는 정조는 최근 많은 영화와 드라마, 책에서 다루고 있다. 정조가 가진 많은 업적 중에서 우리가 쉽게 접해 보지 못한 리더쉽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어, 정조의 리더쉽은 어떠하였는지 궁금하여 본 도서를 선택하게 되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리더쉽코드 5049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정조는 특별한 신궁으로 활을 쏘면 과녁에 모두 명중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50발중 49발은 명중시키고 한발은 허공으로 날렸다. 이는 주역 점을 칠때 50가지 산가지를 사용하는데 그중 1개는 태극을 상징해 사용하지 않고, 49개의 산가지만 가지고 주역의 점괘를 뽑는데서 유래한 것으로, 정조가 50발을 명중시키지 않고 스스로를 겸손하기 위해 마지막 한발을 빗겨 쏘는 정조의 리더쉽을 상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이 정조를 칭송하고 리더쉽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어떤 리더쉽을 보여줬는지 저자는 7장으로 나누어 각 장별로 정조의 리더쉽을 설명하고 있다. 공부하는 군주로 신하들의 스승이 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으며, 시대의 변화를 읽고 신해통공을 통해 금난정권을 혁파하는 등 기득권을 내려놓게 하였다. 인재등용을 위해 서얼차별과 지역차별을 개선하였다. 강건한 군주로 군사훈련을 지휘하는 등 엄격함과 호방함을 보였지만, 때로는 유머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사도세자를 복원시키기 위해 효를 강조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으며, 전문기술자를 존중하고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포용의 정치를 추구하였다. 문예부흥과 기계사용, 국방력 강화, 조선중화사상으로 새로운 문화시대를 여는 등 조선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조는 기존 수구세력의 권력을 혁파하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 새롭고 다양한 인재의 등용, 문화 발전 등을 위해 스스로를 자제하고 솔선수범함으로써 진정한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도세자의 아들로 어렵게 왕이 된 정조는 모든 것을 삼가고 조심했지만, 백성을 이끌 리더로서의 덕목을 펼치는데 있어서는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였다. 엄청난 독서와 끊임 없는 공부로 신하들의 스승이 될 수준의 경지에 올랐지만, 결코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였다. 세자시절 생명의 위협을 겪은 탓인지, 무예수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백성의 어려움을 알고 군주가 보여야 할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기도 하였다. 스스로를 수양하고 낮춤으로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을 갖추고자 노력하였다.
스스로 낮추었지만, 기존 수구세력과 기득권 세력이 가졌던 특권을 없애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국왕의 군 통수권 강화를 위해 노론벽파들이 가지고 있던 중앙 5군영 장수의 임명권을 국왕에게 귀속시켰으며, 적서 차별 폐지 등을 통해 다양한 인재 등용을 통해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였다.
또한 '역적지자 불위군왕'이라는 핸드캡을 극복하고 정통성을 가진 강력한 군주로 왕도정치를 펼치기 위해, 주도면밀하고 치밀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쉽을 보여주었다. 죽음으로 인해 이루지는 못하였지만, 본인이 상왕이 되고 아들이 임금이 되어 영조의 명으로 본인이 할 수 없었던 사도세자의 복권을 위한 준비는, 리더가 어떠한 자세로 일을 추진해야 하는 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왕실의 정통성을 가진 국왕으로 새로운 개혁정책을 추진하고자 했던 명예회복사업은 결국 고종에 의해 이루어진다.
정조는 또한 아버지인 사도세를 죽이고 자신을 죽이려고한 노론벽파를 끌어 안는 포용의 정치를 추구하였다. 하마석을 둘 정도로 백성을 사랑하였지만, 최측근의 비리를 엄벌하였으며, 반대파의 영수 심환지와는사적인 비밀서찰을 교환하기도 하는 등 모든 세력을 포용하는 리더쉽을 보여주었다. 현재 진보와 보수라 불리는 정치세력은 이념만 달라도 같이 가려하지 않고, 배척한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차별하는 현대 정치인들을이 보고 배웠으면 하는 리더쉽이라 할 수 있다.
정조는 백성을 사랑하는 왕으로 리더가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하는지도 보여주었다. 사대부를 제외하고 글을 잘 몰랐던 민초들을 위해 훈민정음을 사용에 적극적이었다. 백성들이 제 뜻을 펼칠고, 만들어진 제도를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사대부가 천시했던 언문을 활성화하여 기득권층이 독점하고 있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게 함으로써 백성의 권익을 높였다.
이처럼 정조는 백성을 사랑으로 보듬으며, 리더로서 스스로 공부하고 배우면서 익힌 지식으로 시대의 변화를 읽고, 새로운 인재를 등용하여 기존 기득권 세력과 개혁저항세력을 통제하였다. 효를 스스로 실행하여 모범을 보임으로써 충으로 이끌어 내고, 배려와 존중으로 사회개혁에 노력했으며, 새로운 기술과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국방력 증대를 통해 자주의식을 더 높였으며,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국민의 안위와 평안을 걱정하였다. 진정 이시대에 요구되는 리더로서의 덕목을 모두 갖춘 왕이었다. 이시대를 살아가는 리더가 가져야할 역량을 정조를 통해 배울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