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학문들이 그렇지만 회계에 대한 첫인상 역시 어렵고 지루하다. 회계의 세계사에서는 회계를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역사를 통해 이야기 해준다. 회계에 관한 책은 복잡한 계산이나 용어, 절차 등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지 역사와 함께 설명되어 있는 경우는 드물어 회계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얻는데 도움을 준다. 책은 부기와 주식, 자본과 기업, 투자와 예측의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모두가 익히아는 레오나르도 다반치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부기가 시작되는 15세기 이탈리아의 시대적 배경이 흥미롭다. 15세기 이탈리는 '종이'를 쉽게 손에 구할 수 없는 시기였기에 기록을 남기기가 쉽지 않았다. 종이는 상당한 비쌌으며 당연히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던 것이다. 중세시대의 기독교는 상인이 이자를 취하는 것을 금지했는데 그 이유가 시간이 신의 것이었기 때문이라 한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적 상황이 있었던 것이다. 이자를 취하지 못하니 어떻게 금융이 성립될 수 있을 것이가. 중세시대는 어쩌면 그리스로마 시대보다는 금융 관점에서는 퇴보된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어쨋든 이자를 금지하는 기독교의 규율은 이교도에게는 적용되지 않았기에 돈을 빌려주는 일은 자연히 유대인에게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고리대금업을 포기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고민 끝에 융자거래는 이자와 관계가 없다는 노리를 쥐어 짜내기에 이른다. 융자의 대가로 받는 돈이 다른 곳에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대한 보상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인터레세라 불렀다. 이것이 바로 인테레스느(금리)의 어원이 된 것이다. 상거래든 인생이든 불리한 여건이나 중압감은 오히려 사람을 성장시키고 혁신을 창출하는 자극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세시대가 저물고 신이 지배하던 시데에서 인간 중심의 시대로 전환되는데 숫자는 중요한 영향을 준다. 인도에서 발명된 0의 개념이 들어있는 아라비아 숫자 체계는 인도에서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전해졌다. 아라비아숫자를 이용해 온갖 여러 가지를 계산하고 숫자로 생각할 수 있게 되면서 과학이 시작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전까지 유럽에서 사용되던 로마숫자에는 0과 자릿수 개념이 없어 장부를 기록하기 상당히 어려웠다. 중세가 끝날 무렵 과학이 진보하자 카톨릭교회는 조금씩 권력을 잃어갔다. 16세기 대항해시대, 중세시대가 저물고 근대시대의 문이 열리면서 주식회사가 등장하게 된다. 이탈리아에서도 그랬지만, 선박을 이용한 해상거래에서 육지거래로 전환되면서 조직은 일회성 기업에서 계획 기업으로 바뀌어 간다. 네델란드이 VOC는 자금조달을 기존의 방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무 연고도 없는 타인에게 의지하기로 하며 무연고 주주가 등장하였다. 무연고 주주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환경에서 이윤을 노리고 투자를 한다. 사업의 이윤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서는 부기가 필요하다. 산업혁명의 시기, 철도는 세상을 바꾸는 획기적인 발명으로 등장한다. 철도회사는 고정자산 비율이 크고 장기적으로 경영해나갈 필요가 있고 공익성이 강해 정부의 의향이 깊이 개입된다. 막대한 초기자본이 필요한 증기기관차는 교통수단의 출현에 그치지 않고 고정자산이 많은 주식회사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 운용하는가에 대한 세계최초의 실험이기도 하였다. 증기기관차가 발명되었어도 계속적으로 공급되지 않는 다면 세상에 확대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철도회사의 조달과 운용 방법, 노하우는 재무회계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멀리 떨어져있는 역이나 열차 운행 시간을 관리하는 노하우는 관리회계로 이어진다.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가 클 경우 현금주의에 따라 처리하면 투자가 없는 시기는 흑자, 투자하는 시점은 적자가 되어 어느 시기의 주주였는지에 따라 배당금이 달라지는 불공평함이 생긴다. 좀더 이윤을 평준화하고 안정적으로 배당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감가상각의 개념을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산업혁명이후 회계의 역사는 가계부적인 수입과 지출의 계산에서 벗어나는 역사라 할 수 있다. 이것이 기업회계가 발전한 역사이다.
종래의 회계가 다루지 않았던 미래의 숫자를 취급하며, 회계의 시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요 개념들이 탄생하는 과정들을 보니 회계에 대한 시각이 한층 넓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