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신입사원이었던 페니가 일한지 1년이 지나고 나서의 이야기이다. 페니는 일이 손에도 익고, 꿈 산업 종사자만 갈 수 있는 "컴퍼니 구역"에까지 출입할 정도로 1년간 성장을 했지만, 이 책의 스토리는 1권과 전혀 달라진 게 없어서 아쉬웠다.
1권을 처음 읽었을 때, 누구나 자면서 꾸는 꿈을 소재로 잡아 알맞은 꿈을 판매한다는 내용에 너무나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신선한 소재에 예쁜 표지, 호기심을 일으키는 제목까지. 달러구트 꿈 백화점 1권은 바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만큼 재밌게 읽었던 책이었기에, 2권을 망설임없이 신청했다. 시리즈로 나오리라고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선물을 받은 듯한 느낌이었고, 주인공 페니가 그대로 나올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이 나올지 기대도 많이 했다.
하지만 2권을 읽고 나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1권에서 끝냈어도 충분했을 거란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페니가 성장했고, 새로운 배경이 나왔지만 결국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인 스토리는 1권과 동일했다.
오히려 1권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스토리를 다시 한 번 똑같이 반복하는 느낌이라 오히려 1권에서의 신선함까지 반감됨을 느꼈다.
물론 꿈을 꾸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 꿈이 가지는 의미를 고민하는 사람, 번아웃으로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은 사람 등 현대 사회에 지친 사람들을 꿈이라는 공통적인 소재로 묶어 위로를 하겠다는 책의 의도는 너무나 따뜻했다. 하지만 이 따뜻한 위로를 두 번이나 유사한 스토리로 볼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만약 3권이 나온다해도 따스한 위로만 전하는 훈훈함만 풍기다가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1권을 읽을 때, 구병모 작가의 "위저드 베이커리"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다. 스토리나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신선한 소재로 읽는 순간만큼은 나도 그 책의 세계에 사는 느낌을 주는 책이라고 느꼈었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두고두고 읽는 책이고 이미 10번도 넘게 읽은 책이지만 달러구트 꿈 백화점 시리즈는 두번 다시 읽고 싶지는 않은 책이다. 두 책 모두 신선한 소재, 사랑 없이 전개되는 스토리 구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다르게 느껴진 것에 대해 이 후기를 쓰면서 고민을 해봤다.
소설이 흥미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인물들이 매력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페니, 달러구트 등 인물들은 너무나도 평면적인 인물들이었다. 물론 이 책은 주인공보다는 주인공이 만나는 손님들의 사연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지만, 그럼에도 등장인물들이 너무나도 평면적이다 못해 전형적이었고, 손님들의 사연 역시 공감은 하지만 너무 전형적인 사연들이라 오히려 염증을 느낄 정도였다.
다른 장르지만, 드라마 "도깨비"와도 비교를 해봤다. 도깨비 역시 메인 스토리 외에 등장하는 망자들의 사연으로 드라마를 채웠음에도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는 달리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고, 망자들의 사연에 눈물을 흘렸다. 차이는 전개를 이끌어나가는 메인 스토리이냐 아니냐라고 생각한다. 도깨비는 공유와 김고은, 이동욱의 기승전결 스토리에 감초와 같은 역할로 망자들의 사연이 등장하는 반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손님들의 사연 자체가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메인 소재이고 기승전결이 없이 기기기기로 기만 반복하다가 끝날 정도로 갈등구조나 사랑과 같은 소재가 없다. 물론 작품을 만드는 의도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겠지만, 내가 이 작품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1편에서 느꼈던 신선함까지 빛바래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