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와 건축, 여행 등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세상엔 알고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 이책은 나에게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도서였다. 서점 메뉴에 있는 즉시 신청하여 아주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한국어판 제목은 "세상엔 알고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이지만 사실은 서양의 건축물이 대부분이었던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원제는 "건축용어도감 서양편"이라 제목 그대로 서양건축사에 이름을 남긴 걸작 건축물을 소개하는 책이니까 당연하겠지만 우리나라 출판제목이 조금 아쉬움이 남고 타지마할이나 아야 소피아, 앙코르 와트같은 아시아의 건축물이나 테오티우아칸의 피라미드, 마추픽추 같은 중남미지역의 건축물은 이책에서 만나볼 수 없다. 그래도 괜찮은 번역제목이라 생각한다. "건축용어도감 서양편"보다는 세상엔 알고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를 더 읽고 싶어지기는 하는 것같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독자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나 또한 지금까지 세계 여러지역을 여행하면서 도로나 철도 같은 사회간접자본 시설도 흥미를 갖고 유심히 관찰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세계 여러나라의 건축물도 항상 관심있게 보는 편이라 나름대로 지금까지 많은 건축물을 직접 눈으로 보아왔고 tv프로그램 특히 BBC나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방송사에서 종종 해주는 "건축물의 신비" 같은 프로그램도 흥미롭게 보는 편이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부터 현대의 루브르박물관에 설치된 유리 피라미드까지 69개의 서양건축물을 옴니버스 형태로 소개하는 형식이다. 대부분의 경우 한 꼭지에 한 건축물을 다루는데 3~5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그 건축물의 역사와 그 건축물이 속한 건축 사조, 그 건축물의 특징을 꽉꽉 채워넣었다. 한권으로 읽는 책 시리즈인데고 꽤 세세한 건축 사조까지 다루고 있다. 건축양식과 건축물을 이루는 각각의 구조물, 그것을 가리키는 용어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 건축법 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나에게는 아주 도움이 되고 관심이 가는 분야가 아닐 수 없다. 설명도 경어체로서 아주 부드럽고 친근하며 건축뿐만 아니라 당대의 사회적 종교적 배경과 건축사와 연관된 미술 사조까지 충실히 설명하고 있으며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나누어 모두 69개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건축의 대표적 양식을 자연스레 이해하게 되는데 로마네스크와 고딕건축의 특징, 르네상스 건축과 바로크 건축의 비교,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의 차이 등을 글과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도리스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의 구별은 가장 간단한 것이다.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오렌지색 지붕과 플라차 거리에 담긴 사연도 알 수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만나게 되는 가우디의 걸작 카사 바요트는 카탈루니아판 아르누보였고, 나는 재작년에 바르셀로나 여행을 통해 두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크라이슬러 빌딩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으로 대표되는뉴욕의 마천루들은 전세계에 확산된 최초의 건축양식인 아르테코 스타일이었다. 파리의 루브르에 유리피라미드가 세워진 사연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다녀온 여행지와 건축물에 대한 추억이 떠오른다. 유럽여행을 자주한 편인 나는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의 건축물들이 인상에 깊이 남았다. 5만명이상을 수용하는 콜로세움은 오더와 아치를 결합한 장식오더의 완성을 보여주었고 2세기 판테온의 초대형 돔이 가능했던 것은 로만 콘크리트와 아치구조를 활용했기 때문 이었다. 몇년전 로마를 방문했을 때 판테온의 천장이 뚫혀있으며 비가와도 건물 내부로 비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설명과 그 이치를 듣고는 감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데 파리 한복판에도 판테온이 있었고 베를린의 알테스 무제움 박물관에도 판테온이 있었다. 건축물에도 영화처럼 오마주가 있는 것 같다. 피렌체의 두오모는 브루넬리스키의 이중구조 돔 설계로 완성될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났다면 다음 여행지는 영국과 프랑스라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19세기 재건된 웨스트민스트 궁전은 고딕 리바이벌이었고 베르사유궁전의 주역 루이 르보가 설계한 보르비콩트서은 가슴이 웅장해 질것 같다.
본 도서는 서양의 역사와 문화, 건축물에 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더욱 반갑고 재미있는 책이었고 여행을 통해 접해보았던 기념비적인 건축물에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던 아주 뜻깊은 독서 시간이었다. 향후에는 서양뿐만 아니라 동양이나 중남미 등의 건축물에 대한 책도 발간되기를 희망하며 발간되는 즉시 읽어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