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도서는 철학을 보다 친근하게 삶과 접목시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가 매우 노력한 책이다. 철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흔적을 따라 기차여행을 하면서 작가의 삶을 통과하는 철학자의 사상에 대해 이야기 하기 때문에 철학이란 것이 저 멀리 뜬 구름 잡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 풍성하게 알차게 만드는 디딤돌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아울러 철학과 여행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아주 적합한 주제이기도 하여 반갑게 읽기 시작하였다. 나는 사실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내가 눈물과 아픔, 고통을 통해 그러니까 직접 경험을 통해 하나 하나 세워간 나름대로의 원칙이나 규칙, 삶의 기준, 소신 등을 철학자들의 말들 속에서 발견하면서 결국 철학이란 것이 삶의 이정표이자 안내서였구나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철학을 좀 더 쉽게 접하게 하는 이런 책들은 참 고마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더 관심이 가는 철학자가 있다면 그의 사상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볼 수 있는 책을 사서 읽는 식으로 앎의 영역을 더 넓혀 볼 수 있으며 좋겠다. 프랑스 사상가 모리스 리즐링은 결국 인생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우리는 수시로 깨닫는다. 여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고 그들에게 삶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받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든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로부터 몽테뉴까지 역사상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기이자 그들의 삶과 작품 속의 지혜가 우리 인생을 개선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매력적인 글 솜씨로 빌 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만났다는 평을 듣는 에릭 와이너가 이 여행의 동반자로 나섰다.
이 책을 통해 제일 공감이 간 철학자는 에픽테토스이다. 남을 바꿀수는 없으니 나를 바꾸자. 상황을 바꿀 수 없으면 그 상황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을 바꾸자. 그게 내 삶의 주된 기준인데 에픽테토스도 그랬다 보다. 그리고 나의 오해의 벽을 깬 철학자라면 니체를 들 수 있겠다. 쇼펜하우어에 이은 허무주의 철학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현재에 더 충실하도록 만들어 준다. 영원히 회귀될 이 현실 아름답도록 말이다.
열 네명의 철학자 중 어떤 철학자의 메시지는 동의할 수 없기도 하였고 또 어떤 철학자의 메시지는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기도 했고 또 다른 철학자의 메시지는 아 지금 까지의 나의 태도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왜 어떤 메시지에는 동의할 수 없는지 왜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어떤 부분이 나와 일맥상통했는지 물음표 살인마 소크라테스처럼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철학으로 향하는 유일한 방법일테다. 책에서 저자인 에릭 와이너가 어린 딸 소냐를 통해 통찰의 순간을 맞이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더 강렬한 형태의 자기 자신이 되며 성격을 강화하고 많은 경험을 이유로 생각을 확고하게 굳힌 채로 딱딱해져 간다. 하지만 철학의 세계에서 딱딱해지는 것은 금물이다. 우리는 아이였을 때처럼 유연하게 사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편안하게 받아들인 입장에의 확신을 뒤엎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나는 어떠한 입장으로 세계를 바라보았는가? 방향을 설정해왔는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떠한 방향을 향해 걷고, 보고, 느낄것인가를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가 왜, 지금, 현재의 나에게 가장 깊은 공감과 필요성을 느끼게 했을까? 그것은 받아들임의 문제였다. 충분히 좋지 않아도 충분히 좋음을 깨닫는 것. 모든 것을 만족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예순을 목전에 둔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가르침은 이것인 듯하다. 시간이 흐르면 또 어떤 철학이 갑작스레 나의 마음을 두드릴까? 아무튼 이 책을 곁에 두고 일 년에 한 번씩 펼쳐볼 일이다. 급행열차로 다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다음 다시 완행열차로 갈아타 일상을 천천히 잘 다스리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