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사물과 체계는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는데 그 양상을 느낄수 있으려면 역사를 이해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과거로 부터 이어지는 오늘날의 변화를 이해하는 순간 이 변화가 현재를 넘어 미래로 이어질 것임을 알게되고 그 방향성도 예측할 수 있다한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이 제가 이 책을 선택하게된 큰 이유이다.
오늘날은 세계각지의 식문화가 보다 빠르게 교류하여 섞이는 시대로 세계의 식자재가 지구표면을 둘러싼 콜드체인을 따라 각 가정의 냉장고로 흘러 들어오며 냉장고 안에서는 요술주머니 처럼 무엇이든 찾아 꺼낼수 있고 세계이 식자재가 활약하는 극장이 되었다. 사람이 평생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은 약 50만톤이고 종류도 많으며 대형마켓이나 백화점 식품관에서 세계각지의 원산지 표시를 붙이고 진열되어 있는식자재를 보면 식탁위에 올라오는 식재료와 요리느 제각각 맡은 연기를 하며매일 세계사를 재연하고 있다. 요리는 사전적으로 여러 조리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다양한 식재료를 가지고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최적의 조합법을 알아 바람직한 균형을 찾아낸 기술이라 저자는 정의 한다. 또한 요리는 모방과 창조의 작업으로 문화적 행위이며 맛은 미묘한 균형속에 있다고 한다. 맛을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은 역사 속의 여러 장면에서 찾을 수 있고 그 탐욕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인간의 탐욕은 맛을 창조하는 원점이고 음식의 세계를 확대하는 원동력으로 여러 식재료를 조합하여 상상도 못 하던 맛을 만들어 낸 자체는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식탁에서 각각의 식자재가 언제, 어떻게 모습을 드러냈는지를 알면 식탁을 통해 역사를 이해 할수 있다고 주장한다. 음식재료와 요리법의 조합은 음식극장의 주요 주인공이며 레시피는 대본이라고 한다면 매일매일 이루어 지는 식탁극장 공연의 결정은 고전극이든 창작극이든 주인인 우리에게 있다고 비유하고 있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음식과 연관 지어보면 네번의 사회적 격변이 새로운 기원을 열었고 새로운 식자재와 요리군을 만들어냈다 하며 그 전환점을 첫째로 약 1만년전의 농업혁명, 두번째로 15-16세기의 대항해 시대, 세번째 18세기 후반 이후의 산업혁명, 마지막으로 20세기 후반 이후의 하이테크 혁명으로 정리하였다.
인류사에서 수렵 채집시대는 인류사의 99.9%를 차지하는 기간으로 순환하는 자연 자체가 인류의 식량창고였다. 이러던 것이 농업과 목축의 출현, 토기의 발명 등으로 음식의 1차 혁명이 일어나며 지역별로 식자재의 개발과 교류, 요리의 체계화가 진행되어 극장의 1막이 된다. 두번째는 대항해 시대로 신대륙과 구대륙사이에 식자재 교환이 이루어 지구 전 지구적인 규모로 생태계 변화가 진행되어 인류의 식문화가 격변한다. 세번째는 산업혁명으로 도시는 생산의 무대가 되었고 많은 양의 식자재를 도시로 옮기기 위해 교통혁명이 이루어 지고 부패방지 기술도 개발되어 식품가공의 산업화가 이루어 졌다. 4막은 차가운 식품의 지구 순환으로 식품의 저온 처리 기술이 발달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콜드체인이 형성되어 식탁의 세계화가 이루어 지며 그 결과 세계 인구가 더욱 급증하게 된다.
이렇듯 이 책은 식탁을 극장으로 비유하고 식자재나 요리를 통해 세계사를 설명하고자 한다. 문명의 탄생과 문화간 교류, 그리고 그 변화과정을 거시적인틀에서 벗어나 식생활이라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또한 대부분의 역사책은 과거의 정치, 경제, 사회를 알고자 한다. 하지만 실제로 과거로 떠날수 있는 입구는 없으며 우리는 현재와 가까운 미래를 살 뿐이라 한다. 그래서 저자는 과거에 쓰인 문헌 연구보다는 지금 까지 이어져온 사물이나 체계, 관습을 역사 이해의 도구로 활용한다. 저자는 매일 식탁위에 놓인 식자재와 요리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시공간을 이동해 왔고저마다의 변화 양상을 숨기고 있으며 매일같이 식탁위에서는 문명간의 거대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고 눈이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이 순간의 세계를 재현한다고 했다. 말이 없는 식자재와 요리에 역사속 뒷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것을 안다면 평범한 일상도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지며 식탁은 마법처럼 작은 대극장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