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출근하는 길에 라디오에서 전미영 연구원이 출연해서 "트렌드 코리아 2021"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 처음으로 트렌트 코리아라는 책이 매년 발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강에서 흥미로운 소비트렌드를 소개 받는 것 못지 않게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그런 트렌드를 어떻게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일까?였다. 아무래도 소비트렌드가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시대를 살고 있다보니, 업무 연관성도 있고 그 때 특강에서 들었던 내용들이 고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좋은 소재가 되기도 했기에 "트렌드 코리아 2022"이 나오면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근 2년, 전세계를 휩쓸고 충격으로 몰아넣은 "코로나 19"라는 존재는 우리의 일상을 많이 변화시켰다. 비일상의 일상화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그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코로나 19가 우리의 일상을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드렸다고 생각했었으나,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는 "코로나 19는 변화의 방향을 바꾸지는 않았다. 다만, 변화의 속도를 빠르게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재택근무, 언택트 소비확대 등 코로나 19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한 나에게는 신선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2022년은 그 변화의 속도가 얼마나 더 빨라질지, 아니면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변화의 방향도 바뀌었는지가 궁금했다. "트렌드코리아 2022"에서는 매년 그러하듯이 10가지 소비트렌드를 예측하고 제시하고 있다. 이미 현실에서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는 것들 중에서 2022년에 더욱 부각되고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보여지는 현상들은 뽑아서 나열한 것들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들은 단순히 소비트렌디에 지나지 않고 향후 산업전반의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꼽은 소비트렌드 중에서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실재감테크와 라이크커머스, 마지막으로 내러티브 자본이었다. 실재감테크는 산업전반을 뒤흔들만한 기술이라는 생각에서 최근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분야였다. 예시 중에서 신한은행이 메타버스에 지점을 만들어 금융거래를 실제로 한다는 이야기는 산업은행에서 앞장서서 해야 하는 분야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로 라이크커머스는 소비유통체계를 바꿀 항목이다. B2C 시대에서 C2C, D2C, H2H의 시대로 변화하면서 ODM산업, 소규모 창업자들은 위한 지원사업들, 이들을 지원할 금융체계까지 소개된 모든 것들이 나의 업무와 연관이 되어 생각이 되었다. 화장품, 식품은 이미 ODM시장이 많이 성장한 분야지만, 라이크커머스의 시대에서는 기획자와 제조사, 유통사 등이 점점 더 세분화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는 관심이 갔던 분야는 내러티브 자본이었다. 아무래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도 했고, 이제 브랜드 마케팅, 사업기획에서도 내러티브 자본은 중요한 항목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는 생각에서 관심있게 읽은 분야였다. 내러티브 자본은 이제 기업, 정치, 경제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개개인에게도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느낌이다. 개개인이 브랜드화 되고 있는 시대에서 자기를 어떻게 어필하고 마케팅함에 따라서 개개인의 가치도 달라지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서 스토리 텔링이 중요하게 다가왔으나, 단순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이제는 감성과 소통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얻어내면서 확고한 내러티브를 확립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나의 미래 잠재력을 어필하고 이를 통해 나의 가치를 무한히 상승시킬 수 있는 시대, 새로운 내러티브의 시대에서는 어떤 이의 이야기가, 어떤 브랜드의, 어떤 정치인의, 어떤 기업의 이야기가 내러티브로 인정받고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미래의 잠재력으로 보여질지가 궁금해졌다. 나에게도 앨리스의 모험만큼 멋지고 신비로운 내러티브가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내러티브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