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라는 사람을 그저 배우로만 알고 있다가 최근에 책을 썼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제목도 이목을 끌었다. '걷는 사람' 이라니.. 배우라면 본인이 배우로서 겪었던 일에 대해 썼겠거니 했는데.. 왠걸 왜 제목이 '걷는 사람'일까. 궁금증을 갖고 한장 한장 읽어가면서 배우 하정우로서가 아니라 인간 하정우로서 본인이 살아오면서 느끼게 된 '걷기'의 소중함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어서 쓴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 시상식장에서 뜻하지 않게 국토대장정을 공언하게 되면서 '걷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 국토대장정을 계기로 '걷기'에 눈뜨게 되었다는 진솔한 소개와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서 느끼게 된 삶의 단면들을 솔직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국토대장정을 마치게 되면 뭔가 있을 것 같았다던 작가의 생각과 달리 그저 한걸음 한걸음 걸어왔던 순간이 소중한 것이었다는 '깨달음'은 인생의 모든 부분에 적용되는 진리와도 같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인생을 살면서 어떤 목표를 갖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 그 목표를 이루게 되면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와 달리 목표를 향해 노력해가는 과정이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지.. 막상 그 목표를 이루어도 인생 대부분의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는 엄연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물론 목표를 이루었다는 뿌듯한 성취감은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기전 하정우라는 배우에 대해 연기력이 좋고 카리스마가 있는 배우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배우 뿐만 아니라 영화감독, 영화제작자, 화가로서의 자신도 열심히 만들어가는 모습을 알게되어 좋았다. 그리고 나 역시 걷기를 통해 인생을 보다 활력있게 살아가고자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