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작년에 오랜만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권'을 통해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왔을 때 반가운 마음에 바로 책을 구해서 읽었고, 기존에 나왔던 내용도 개정증보판으로 발행되었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 이번 독서통신연수를 이 시리즈의 1, 2권으로 선택하는 데에 망설임이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역시나 '지대넓얖' 시리즈는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고 거의 새로운 책이라고 할 만큼 충실하게 내용을 보완하여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내용이 읽는 데 부담을 주지 않고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만, 각 챕터를 마치고 나면 무언가 내 안에 지식이 정돈되고 진정한 내것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교양이라는 것이 그런것 아닐까 싶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시작하여 최근의 각종 교양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유튜브에 이르기 까지 살아오면서 파편적으로 접하고 입력했던 인문교양 지식을 정리하고 가다듬어서 머리속에 자리잡게 만들어주는 기회는 흔한 것이 아니기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가 반갑고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중에 우리나라 경제체제가 '자본주의'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반대 개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선뜻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를 구분해서 대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일상생활에 자주 쓰이지만 그 의미를 정확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너무나도 흔하기에 이 책을 통해서 용어의 의미를 다시 한번 정립하고 그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분석한다면 좀 더 합리적인 시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 된다. 1권에서 현실을 2권에서 현실 너머를 3권에서 초월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는 것은 나를 둘러싼 이세상 거의 모든 분야를 책 3권으로 논하겠다는 것이니 내용의 깊이가 없고 수박 겉 핧기식의 독서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당연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마무리 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책은 복잡한 현실 세계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하고 추상화 시킨 대축적지도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지도를 이용해서 가야할 곳을 여행하는 것은 우리의 몫으로 남겨져 있으니 꾸준한 독서와 사색을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교련이라는 과목이 있어 학교 운동장에서 총검술을 배웠던 세대인 나에게 40여년이 지난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 생각해 보면, 상전벽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세상이 되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것이 없는것 같기도 하다. 또 변했다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한 것인지, 되려 퇴보한 것인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물질적 풍요, 경제적 성장, 세계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상 이런 것들은 물론 비교할 수 없게 발전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안에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아 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쉽게 답하기 어려운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그렇기에 독서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고, 독서를 통해 무언가 깨달았다면 작은 실천이라도 해 보는 것이 오늘 보다 조금이라도 좋아진 내일을 맞이하는 방법일 것이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를 통해 드라이브를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운전면허를 갖고, 기타를 치기 위한 서너개의 코드 잡는 법을 배웠다면, 이제는 조심스럽게 차를 몰고 거리로 나가 주행연습을 하고 기타 연주 연습을 통해 실력을 향상 시켜야 할 때가 된것 이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에 대하여 스스로의 기준을 정하고 쏟아지는 뉴스와 각종 정보들에게 이 기준을 대입해 보자. 성능 좋은 스피커를 보유한 빅 마우스의 선전에 휘말려 판단력을 상실하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너무나도 서글프지 않겠는가. 이 독후감을 끝으로 독서가 마무리된다. 내일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언젠가는 성장한 나를 만날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제 현실 너머 세계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를 만나러 서둘러 떠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