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의 완결편인 2권은 현실 너머의 세계 즉, 철학, 과학, 예술, 종교, 그리고 신비의 영역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이러한 개념들은 다들 진리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러기에 책 초반에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내용에 대하여 이야기 하며 시작한다. 진리의 속성은 절대성, 보편성, 불변성으로 규정될 수 있으며 이러한 진리에 대한 태도는 절대주의, 상대주의, 불가지론, 실용주의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얼핏 보면 나와는 상관 없을 것 같은 진리가 중요한 이유는 나의 삶 때문이다. 내가 세상이 말해주는 진리가 진짜라고 믿으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믿고 있는 진리가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차원의 시야가 열릴 것이다. 이러한 진리를 찾기 위한 첫번째 수단으로 철학에 대하여 알아 보았다. 절대주의 철학은 플라톤으로 부터 시작하여 중세의 교부철학, 근대의 합리론으로 이어져 왔고, 상대주의 철학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기원하여 중세의 스콜라 철학, 근대의 경험론으로 이어졌다. 이 두가지의 거대한 흐름이 칸트에 의해서 종합되었으며, 현대에 이르러 하이데거가 존재를 탐구하며 절대주의의 맥을 잇고, 비트겐슈타인이 언어를 탐구하며 상대주의 담론을 이어갔다.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로 대표되는 회의주의는 오랜기간 철학사에서 환영받지 못했으나, 쇼펜하우어, 이체, 실존주의로 이어지며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상적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두번째로 살펴본 과학의 역사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갈릴레이(물체), 뉴턴(역학), 그리고 아인슈타인(상대성이론)에 이르기 까지 과학 발전에 큰 전환점을 만든 과학자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현대에 들어서 양자역학의 발전을 통한 불확성의 원리가 절대주의적인 과학의 믿음에 균열을 일으키고 과학주의에 반기를 드는 과학철학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세번째 진리탐구의 주제는 예술 영역으로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고대 그리스, 로마 미술과 종교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기능한 중세 미술의 시기를 거쳐 르네상스시대 이후로는 절대주의와 상대주의가 서로에 대한 극복의 과정에서 발전해 나갔다. 구체적으로는 고대 그리스, 로마 미술의 복원 내지 부흥을 모토로 삼은 르네상스 미술은 자연스레 절대주의 성격을 띄게 되고 이에 대한 반발로 개인의 취향을 그려낸 바로크, 로코코 양식이 등장하고 근대 시대에 접어들어 신고전주의(절대주의)와 낭만주의(상대주의)가 순차적으로 유행하게 된다. 뒤이어 모네의 '해돋이'라는 작품으로 시작된 인상주의는 아마도 유명한 작가들의 유명작품이 가장 많은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화풍이고 피카소의 후기 인상주의(입체파)를 거쳐 이제는 대상을 해체 소거하는 난해하기 짝이 없는 현대 미술로 이어지고 있다. 진리와 관련된 마지막 주제는 종교를 다루고 있으며, 절대적 유일신교인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가 사실은 같은 신을 믿고 있고 하느님, 야훼, 알라는 같은 신을 부르는 호칭만 다른 것이라는 점도 알 수 있었다. 그리스도교 또한 가톨릭, 개신교, 정교로 나누어져 발전해 왔느나 이들이 종교의 다름을 이유로 벌인 과거의 끔찍한 전쟁을 생각해 보면, 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심지어 이용하는 인간들이 문제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 베다라고 하는 고대 경전을 토대로 하는 힌두교, 불교, 티베트 불교는 비록 우리에게 익숙한 종교는 아닐 지라도 분명 몇십억이 넘는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고 있으므로 그 종교의 내용과 가르침에 대해서 알아두는 것은 필요한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삶과 죽음이라는 신비로운 영역을 설명하고 있는데 사후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우리가 쉽게 쓰는 단어인 삶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지금 이순간 독후감을 작성하도록 해주는 나의 의식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많은 질문을 던지며 책이 마무리 되고 있다. 이번 '지대넓얖'시리즈 1, 2권 독서를 통해 인생의 지도 하나를 얻은 기분이다. '인생의 의미와 깊이는 타인과의 대화 속에서 비로소 빛을 낸다'는 저자의 말은 인용하며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