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나에게 늘 곤란한 주제이다. 어렵기도 하고 멀리 하고 싶기도 하지만, 늘 마음 한편으로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대학에 다닐 때 수강신청을 할 때마다 고민했던 주제이기도 했다. 교양과목으로 개설된 철학 관련 수업에 눈이 가지만 선뜻 신청하지 못했었다. 너무 어려우면 어쩌지? 교수님이 답 없는 시험문제를 주셔서 난감해 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들이 나를 가로막았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한 과목 정도 들어봤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를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 "원숭이는 왜 철학교사가 될 수 없을까"를 고를 때는 마치 대학 때 철학 관련 교양수업을 신청하는 느낌으로 선택하였다. 이 책은 "거꾸로 읽는 철학"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나와 같이 철학을 알고 싶어하지만 두려워서 선뜻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비전공자들을 위해, 저자로서는 나름대로 쉽게 철학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려는 지침서와 같은 성격의 책이다. 저자는 비전공자들을 위해 다소 발칙해 보이는 질문들을 던짐으로써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그에 대한 해답을 철학이라는 틀을 통해 독자들에게 스스로 찾아보도록 하고 있다. 1부에서는 "여러분에게 원숭이와 같은 성질이 남아있는가?" "철학자의 뇌를 운동선수에게 이식한다면?" "가짜 모나리자 그림은 왜 거는 걸까" 와 같은 질문들을 통해 인간, 자연, 그리고 예술과 기술의 영역에서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2부에서는 "왜 학교는 감옥처럼 지어졌을까" "옛 나치들을 재판하는 게 과연 쓸모있는 일일까" "역사에선 폭력을 사용해도 될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자유, 법, 그리고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마지막 3부에서는 "아담의 사과는 왜 아직까지 여러분의 목에 남아있을까"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시면 이성을 어디로 사라질까"와 같은 질문으로 의식, 이성, 진실에 대해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