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섯살된 아들을 데리고 아쿠아리움에 다녀온 적이 있다. 무수히 많은 물고기와 해초, 새우, 갑각류 등 해양생물들이 있었고 눈길을 이끌었다. 하지만, 아들녀석은 다른 해양생물에 대해서는 별다른 흥미가 없었고, 마지막 코너에 있던 펭귄에만 관심을 보여 30여분간 펭귄만 지켜본 일이 있다
해양생물에 대한 지식이 좀더 있었더라면 코너를 지날 때마다 아들녀석에게 설명을 해주고, 조금 더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책을 읽게 되면 그러한 지식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책에서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해양생물의 독특한 모습을 알게 되었는데, 몇몇 사례를 정리해둘까 한다
혹등고래는 장거리 이동을 준비할 때 날마다 2,3톤 가량의 물고기를 잡아먹는 일에 90%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혹등고래는 복잡하면서도 협동적인 사회구조를 갖는데, 사냥을 할 때 60마리에 이르는 혹등고래 무리가 아래쪽에서 작은 물고기 떼를 에워싸고, 고래 무리가 분수공을 통해 숨을 내쉬면 거품 그물이 형성돼 물고기들은 방향감각을 잃게 되고, 빽빽한 공 모양의 거품 그물 속에 갇히게 된다고 한다. 고래 무리는 만찬의 시작을 알리는 고유의 신호음을 낸 후 일제히 입을 활짝 벌린 채 물고기 떼를 향해 순식간에 헤엄쳐 오르면서 수십 킬로그램에서 많게는 수백 킬로그램의 물고기를 한입에 털어넣을 수 있다고 한다
수컷 외뿔고래의 왼쪽 앞니는 윗입술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나선을 그리며 약 2.4미터까지 자란다고 한다. 외뿔고래의 변형된 이빨은 동물의 세계에서는 유일한 일자형 엄니로, 이 엄니의 용도는 수백년 동안 논쟁거리로 남아 있었다. 2017년에야 외뿔고래가 북극대구를 엄니로 쳐서 기절시켜 먹는 모습이 연구용 드론에 찍히면서 비로소 해답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진주는 껍데기가 있는 연체도울의 살이 상처를 입거나 모래처럼 작은 자극물이 껍질 안에 들어갔을 때 내부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조개는 껍데기 내부 벽면에 단단하게 자리잡은 오색찬란한 진주층인 이른 바 진주모를 쌓아 나간다. 껍데기가 있는 연체동물이라면 진주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바다 진주조개와 밀물 진주조개 중에 진짜 진주 원석을 만들어내는 것은 서너 종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같은 천연진주는 아름답지만 워낙 희귀해서 값이 비싸다. 대개는 진주조개 1천 개당 한 개의 천연진주가 발견된다. 매우 드문 일이지만, 대형 조개, 전복, 가리비, 분홍수정고둥, 거대한 바다 달팽이 몸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진주조개에 조개껍데기나 은 등의 진주 핵을 넣어 그 주변에 1년 이상 진주층이 형성되도록 하여 반짝이는 결과물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주를 양식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천연진주는 푸에르토 진주로 기이한 형태에 무게가 32킬로그램이상 나간다고 한다
문어는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살아가지만, 적극적인 먹이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바닥의 산호초와 암초가 있는 은신처를 좋아한다. 문어는 1~5년의 생애동안 단 한번 알을 낳아서 번식을 한다. 수컷은 특화된 발을 이용해 암컷에게 정자가 들어있는 커다란 정포를 전달하고 곧바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어미 문어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세심한 모성을 자랑한다. 어미는 은신처에 붙여 둔 10만개가 넘는 알 위로 여러 달 동안 신선한 물을 부드럽게 불어넣는다. 그러는 동안 어미는 자리를 뜨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먹지도 않는다고 한다. 어미 문어는 알이 부화한 후에 생을 마친다. 문어는 고등 동물의 지능을 연상시키는 행동을 한다고 한다. 사로잡힌 문어는 자기 입보다 큰 어떤 구멍이든 몸통을 밀어 넣어 빠져나가는 탈출의 대가로 꼽힌다. 문어는 뚜껑을 떼어내고 자물쇠를 열 수도 있어서 옆의 수조에 갇혀 있는 해물을 먹어치운 다음 자기 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한다.
상어는 머리 양옆에 5~7개의 아가미 구멍이 있다. 상어는 뼈보다 가볍고 유연한 연골로 이루어진 골격을 갖고 있다. 어류처럼 부레는 없지만 기름이 많이 들어 있는 큰 간을 갖고 있어 몸이 물에 뜨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상어는 갈비뼈가 없어서 육지에 올라오면 자기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주저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