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세 출생에서부터 100세까지의 한해를 한장의 그림으로 압축하여 결국 한권의 책을 읽고 덮었을 때는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학교를 가고 결혼을 하고 취직을 하는 식의 자기소개서 같은 형식이 아닌, 누군가 콕 짚어주지 않으면 그때 그랬었다고 기억하지도 못할 정서적인 부분을 예리하게 짚어준다. 22살의 페이지에는 "어딘가로 나아가고 싶다면 아무리 작은 발걸음이라도 깊이 생각해보고 떼어야 해"라는 글귀와 클라이밍하는 사람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30살의 페이지에는 "행복이란 상대적이라는 걸 배웠지" 라는 글귀가 있었고 내가 30살쯤 정말 그런것에 대해 처음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40대가 사실 가장 궁금했는데 40대에는 "산다는 건 정말 스트레스 넘치는 일이지, 덕분에 이제 네가 직접 나무딸기 잼을 만들수 있게 됐잖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법도 배웠고, 발가락에 주름이 잡혔네, 지금 그대로의 네 모습을 좋아하니, 누군가를 떠나보내는게 어떤 기분인지 이제야 진짜로 배우고 있구나, 그런 뒤에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밤새 한번도 깨지않고 잔다는게 얼마나 호사를 누리는 일인지도 배울거야"로 40대가 마무리 되었다. 점점 인생을 살아갈수록 쌓이는 경험과 연륜과 지혜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주어지는 인생의 과제는 항상 그 이상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레벨원 테스트를 통과하면 더 어려운 레벨투가, 레벨투 테스트를 겨우 통과했더니 이제는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는 엄청난 레벨쓰리 테스트가 들이닥치는 기분이다. 어쨋든 이 책은 어떤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며 너의 인생은 어땠냐며 앞으로 어떨꺼 같냐며 되묻는 책이다. 그래서 결국은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막연하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그림과 한줄한줄의 영감에 기대어 생각해보게 한다. 인생이란 주루룩 넘겨버리면 그냥 그렇게 끝장이 나오는 별거 아닌 한권의 책같으면서도 막상 맞닥뜨리는 인생의 국면에서는 면면이 별것이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