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은 책의 제목이 특이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라니,, 파리사람들은 도시락을 먹지 않다가 이 여자가 처음으로 도시락을 팔기 시작했나?
도시락을 파는 사람이라 하지 않고 굳이 여자라고 한 이유는 뭘까?
이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길래 인터넷 서점에서 책의 요약한 부분을 읽었더니, 외국에서 성공한 여성사업가의 성공담이라고 하는거다.
파리에서 도시락을 팔아서 크게 성공한, 맨땅에 헤딩해서 자수성가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기에, 나부터 얼른 읽어보고, 내 자식들에게 읽게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냉큼 선택했다.
이 책의 앞부분의 1/3 정도는 처음이자 마지막 좌절을 겪는 과정을 담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 진학이 좌절되자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그 방법도 결국 어려운 가정형편에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자, 자신에게 닥친 모든 난관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방법을 찾게 된다.
결국 집을 나가서 서울의 봉제공장에서 여공으로 일하면서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학업의 꿈을 한단계 성취한다.
그 과정에서 패션에 대한 열망과 패션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품은 저자는 당시 한국 패션의 학습처였던 일본 유학을 꿈꾸고 실행하지만, 일본의 패션이 프랑스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다시 프랑스에서 공부할 것을 꿈꾸게 된다
프랑스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학교를 졸업하고 패션업계에서 일하던 저자는 자신의 능력이 프랑스에서 상위권이 아님을 자각하면서 패션에 대한 열망이 사그라지는 것을 느끼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다.
이런 시기에 광고전시업을 하는 친구의 동업 요청을 받고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합류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좌절해야 하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고, 그것을 이겨나가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다.
저자는 어린 나이임에도 자신을 행복하게 할 꿈을 찾아 용감하게 전진했고, 그 꿈을 움켜취었을 쯤에는 자신이 생각하던 행복을 그 꿈이 줄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새로운 꿈을 찾아 다시 용감하게 나아간 것이다.
이런 과정은 참으로 용감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미덕이다.
친구와의 동업은 순탄했고, 사업은 번창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가 나빠지고, 사업은 조금씩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의 자동차전시회를 기획한다(아마도 한국에서 했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저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 전시회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감과 지나치게 부족한 준비로 인하여 큰 실패를 맛보게 되고, 많은 채무를 떠안게 되고 만다.
이후에 저자는 이 좌절을 딛고 새로 일어서는 과정을 비교적 객관적이면서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완벽하게 실패했음에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하여 고급승용차와 넓은 저택을 처분하지 않았던 것과, 어느날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서 확인하고 현실을 자각했으며, 또 그 거울 속에서 엄마(저자는 어머니라 하지 않고, 엄마라고 했다)의 모습을 보고 새로 일어설 용기를 받았다고 했다.
이 부분은 참으로 공감할 수 있고, 진실하다고 난 생각한다.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 자존심은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것이고 자신의 현실적 모습과 본 모습을 스스로 확인하여 깨닫지 않고는 현재의 상황을 깨고 나갈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절망적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정신적 지주-저자는 엄마를 말했지만, 종교가 되든 산이나 강 같은 자연물이 되든-가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다.
이후의 성공과정과 성공할 수 있는 여러 조건과 방법 수단 등은 많은 경영학 관련 서적이나 처세에 관한 서적들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저자가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체감한 내용들이 담겨있기에, 현학적이지 않고 진솔하고 담백해서 어렵지 않게 마음에 담겨온다.
한가지 기억할 것은, 초밥의 장인과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다.
일본인 초밥의 장인을 만나러 무작정 그의 식당으로 찾아가고, 그에게 초밥을 같이 만들자고 제안을 한다.
저자의 그 제안 혹은 부탁은 참으로 절실했겠지만, 노년에 접어들어 하던 일을 그만두려는 그 초밥의 장인은 그 절실함을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 공감한다고 하더라도 생면부지인 사람에게 또 초밥을 만들어 보지도 않은 "초밥의 일자무식"인 자에게 어떻게 평생을 들여 배워온 기술을 선뜻 내줄 수 있을까. 거기다가 그 초밥의 장인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르 꼬르동 블루"의 교수직을 제안받기도 한 상태인데..
그런데 저자는 초밥의 장인을 설득한다, 진실한 마음 하나만으로.
이 책에서는 실패하지 않는 방법도 있고, 직원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으며, 사내에서 리더십을 어떻게 키워내고, 조직문화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등 조직을 관리하는 경영자가 생각해 봐야 할 여러가지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심지어 CEO는 가정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그렇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진실한 마음으로 성공한다"인 것으로 난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