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책은 우리가 평소 얼마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의 관념이 얼마나 사실과 떨어져 있는지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고, 주변 환경은 점점 안 좋아지고, 이상한 일로 죽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팩트를 통해 바라보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의 사실에 멈춰져 있어서 못 살던 나라는 아직도 못 살고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 특히,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도 정말 많은부분 공감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팩트에 근거한 여러 문제를 일반인들에게, 다소 지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포함한 일군의 사람들에게 제시해 보면, 실제로 점수가 상당히 낮게 나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놀라지 말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저자의 말을 잠시 빌리면 다음과 같다. "지난 수십 년간 나는 가난과 부, 인구성장, 출생, 사망, 교육, 건강, 성별, 폭력, 에너지, 환경 같은 주제에서 세계적으로 반복되어 나타나는 상황과 일반적 추세에 대해 앞서 보여준 것과 같은 사실 문제 수백 개를 만들어 전 세계 수천 명에게 제시했다. 복잡한 문제도 아닌고, 함정이 있는 문제도 아니다. 관련 자료가 충분하고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만을 활용해 신중하게 만든 문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부분 답을 거의 맞히지 못한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대부분 침팬지가 푼 것보다 점수가 낮다. 따라서 무지를 뿌리 뽑으려면 사람들의 지식을 업그레이드해야 했다. 적어도 내 결론은 그랬다. 그러려면 데이터를 좀 더 명확하게 제시한 더 좋은 교육자료를 개발해야 했다. 그런데 차츰 뭔가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계속해서 찾던 무지는 업그레이드 문제만이 아니었다. 명확한 데이터 영상, 좋은 교육 도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더 있었다. 사람들은 순각적으로 영감을 받았을지 몰라도 강의가 끝나면 다시 기존의 부정적 세계관에 갇혔고, 새로운 생각이 그들 머릿속에 자리 잡지 못했다. 심지어 강연이 끝난 직후에도 사람들은 가난과 인구 성장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그대로 드러내곤 했다. 이 책을 출간한 이유는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을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사실을 눈앞에 두고도 사람들이 어떻게 그걸 잘못 해석하는지 귀담아들어온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범한 사람부터 아주 똑똑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세계에 관한 사실을 묻는 문제를 침팬지보다 못 맞히는지를 두고 마침내 내가 얻은 결론을 공감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고정관념에 빠지는 이유를 10가지 본능으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간극본능, 부정본등, 직선본능, 공포본능, 크기본능, 일반화본능, 운명본능, 단일관점본능, 비난본능, 다급함본능이 그것이다. 저자는 각각의 주제를 설명하면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도 같이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간극본능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평균비교를 조심하라(분산을 살펴보면 겹치는 부분을 발견할 것이다. 둘 사이에 간극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극단 비교를 조심하라. 마지막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을 가져라. 다음으로 부정본능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나쁜 소식을 예상하라는 것이다.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 수준의 변화 방향을 구별하는 연습을 하라. 상황은 나아지는 동시에 나쁠 수도 있다는 확신을 가져라. 둘째, 좋은 소식은 뉴스가 안 된다. 좋은 소식은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그래서 뉴스는 거의 항상 나쁜 소식이다. 나쁜 소식을 볼 때면, 같은 정도의 긍정적 소식이었다면 뉴스에 나왔을지 생각해 보라. 셋째, 점진적 개선은 뉴스가 안된다.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중에 주기적으로 작은 문제가 나타난다면, 전반적 개선보다 그 문제를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뉴스에 많이 나온다고 고통이 더 큰 것은 아니다. 나쁜 뉴스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세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고통을 감시하는 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밋빛 과거를 조심하라. 사람들은 유년의 경험을, 국가는 자국 역사를 곧잘 미화한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로 끝맺고 있다. "그동안 무지와 싸우고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을 널리 퍼뜨리면서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내 삶을 고무적이고 유쾌하게 소비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배우는 것은 유용하고 의미있는 일이었으며, 그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는 것은 대단히 보람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지식을 퍼뜨리고 사람들의 세계관을 바꾸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든지 마침내 이해하기 시작했을 때는 무척 짜릿했다. 누구나 하루아침에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수 있을까? 큰 변화는 언제나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가능하며, 나는 두 가지 단순한 이유에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정확한 GPS가 길 찾기에 더욱 유용하듯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은 삶을 항해하는 데 더욱 유용하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용한 둘째 이유는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때 마음이 더 편안하다는 것이다. 대단히 부정적이고 사람을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적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세계는 생각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