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애초에 고른 이유는 김목인이라는 싱어송라이터의 팬이었기 때문이었다. 원래부터 나는 다양한 음악들을 즐겨듣는 편이지만 어딘지 아무감정이 들어있지 않은 그저 자본주의 톱니바퀴의 부산물인 것 같은 소위 아이돌들이 부르는 대중가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소위 인디뮤지션이라고 일컬어지는 싱어송라이터들의 노래에는 내가 대중가요에서 절대 느낄수 없는 절대적인 soul이 묻어난다. 자석처럼 마음이 절로 당겨지는 느낌이 들고 그렇게 잡아당겨진 마음은 그노래를 감싸고 그 안에 들어있는 정서를 빨아먹는다. 그리고 그렇게 좋은 노래 한곡을 잘 소화시키고 나면 책 한권을 다 읽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해질 때가 있다. 김목인의 노래들이 나에게 그러했다. 정말로 이 김목인이라는 사람이 이 현실사회를 뚜벅뚜벅 살아나가면서 정말 느낀것, 정말 생각한 것들을 가사로 편집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얹어 읊조리면 그게 노래가 되는게 신기하고 그런 노래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감사하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김목인이 애초에 노래를 만들기 위한 가장 기초재료로 일상을 살면서 수첩에 메모한 내용이다. 그러니 요리로 치자면 원재료인 셈이다. 일단 책의 띠지에 적힌 글귀부터 마음을 확 사로잡았다. "안좋은 일들을 모두 귤껍질에 그리고 까먹읍시다"라니. 정말 그의 노래 같은 한구절이 아닐수가 없다. 그리고 어딘지 에세이같기도 어딘시 시같기도 한 그의 메모들을 따라가노라면 우리네 사는 세상에 대해 약간 시니컬한 시선으로 일침을 가하는 그의 노래 가사들이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바로 이해가 된다. 일상의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다보면 당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고 별생각이 없어지고 둔해지는데 이런 노래들을 듣다보면 그런 둔해진 마음에 긴장감이 생긴다. 그게 김목인이라는 뮤지션의 노래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안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