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 공동선, 시민의 의미 등 커다란 철학적 물음에 대해 생각하는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제목을 보고 뭔가 옳은 방향과 정답을 알려주는 철학서인가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책의 차례를 살펴보자
01 정의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일까?
02 최대 행복 원칙 : 공리주의
03 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 자유지상주의
04 대리인 고용 : 시장 논리의 도덕성 문제
05 동기를 중시하는 시각 : 이마누엘 칸트
06 평등을 강조하는 시각 : 존 롤스
07 소수 집단 우대 정책 논쟁 : 권리 vs. 자격
08 정의와 도덕적 자격 : 아리스토텔레서
09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충성심의 딜레마
10 정의와 공동선
구제 금융을 지원받은 기업 임원들에 대한 보너스 지급에 대해 미국인들은 자신의 세금이 실패를 포상하는데 사용된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실패에 보너스가 지급된 것을 보고 사람들이 분노하자, CEO들은 금융 산업의 경제적 손익이 전적으로 자신들의
노력에 달린 것이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좌우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2009년 초 구제 금융을 둘러싼 미국인들의
분노는, 무분별한 투자로 기업을 파산으로 몰고 간 사람들은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보편적인 견해를 보여
준다.
민주 사회에서 살다 보면 옮고 그름, 정의와 부당함에 관한 이견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낙태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고
낙태를 살인으로 간주하는 사람들도 있다. 부자에게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공정하다고 믿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노력으로 번 돈을 세금으로 도로 빼앗는 행위는 공정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대학 입시에서 소수
집단 우대 정책이 잘못을 바로잡는 정책이라고 옹호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인재를 역차별하는 공정치 못한 정책이라고
비난한다. 테러 용의자를 고문하는 행위를 자유 사회에 걸맞지 않은 혐오스러운 짓이라고 반대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테러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예방 수단이라고 찬성하는 이들도 있다.
정의와 부당함,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을 둘러싼 주장들이 경쟁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도덕적 사고가 우리의 판단과 원칙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것이라면,도덕적 사고란 홀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답하고자 한다. 자기 성찰만으로는 정의의 의미나 최선의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없다.
옳은 행동이라는 이류로 선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덕은 경험적이지 않다. 도덕은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도덕은
세상에 대해 판결을 내린다. 하지만 과학은 아무리 강한 힘과 통찰력을 지녔얻, 감각 영역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도덕적 물음에
답하지 못한다. 과학은 자연을 연구하고 경험 세계를 탐구할 수 있지만, 도덕 질문에 답을 하거나 자유 의지의 존재를 증명할
수는 없다. 도덕과 자유는 경험적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의존할 여러 도덕적 원리를 아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그 원리가 작용될 상황을 적절하게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원리라도 제대로 작동 할 수 없고, 따라서 좋은
판단과 실천은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그 상황에 임한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관점의 다양성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주어진 상황에 대해 모든 사람이 중립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는 각자 자신의 철학, 문화, 종교의
옷을 입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물론 상황의 해석과 사람의 다양성에만 얽혀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우리에게는 철학적인 원리, 특수한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관점에 대한 고려, 이 세가지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것이 필요한 셈이다.
토론과 고민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고, 이를 통해 내 입장의 장점과 한계를 인식하게 되며, 또 우리처럼
장점과 한계를 가진 입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며 그들과 어울려 살 수 있게 된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바로 이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