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서문에서 인간의 역사와 인간 종의 역사가 자연 환경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책이라고 밝힌다. 책의 커버에 이 책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버금가는 책으로 소개하였으며, 서론부터 명료하게 주장을 펼치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경우 큰 혼라없이 이해할 수 있는 점은 장점이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비교해서 보면, 두 책 모두 빅히스토리의 관점에서 인류사에 접근한다. 빅히스토리는 결국 역사를 원인과 결과에 따라 명확하게 설명하여 큰 그림에서 모든 사건이 연결되어있는 통합적 관점을 가지고 서술하게 된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자연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결과, 인간들이 어떻게 대처하는 지에 대한 종합적인 설명에 더 초점이 놓여져 있는데 반해, 이 책의 경우 인간 사회에 미친 영향을 깊게 들어가기 보다는 원인에 더 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와 이 책의 저자간 기본적인 직업적 차이에서 발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발 하라리가 역사학자이고 루이스 다트넬은 과학자이기 때문에 각자의 전문 분야에 따라 발생하는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유발 하라리는 역사에 과학을 융합시켰고, 루이스 다트넬은 과학에 역사를 이용하여 설명한 것이다.
지구는 왜 이렇게 생겼는가?라는 질문이 있다고 치면, 이 질문은 철학적 의미에서 던진 것이 아니라 깊은 과학적 의미에서 던진 것이다. 표현을 바꾸어 물어보게 되면, 지구의 주요 특징들, 즉 대륙과 바다와 산맥과 사막 같은 물리적 풍경을 낳은 원인들이 무엇인가? 지구의 지형과 활동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서 우주의 환경은 우리 종의 출현과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또 사회와 문명의 역사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지구는 인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주도적인 주인공 역할을 했을까? 로 바꿀수 있다.
저자는 지구가 우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탐구하려고 했다. 인간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문자 그대로 지구로부터 만들어졌다. 동아프리카에서 우리가 특별히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다재다능한 유인원으로 진화하도록 촉진한 원동력은 바로 지구의 활발한 지질학적 힘들이었다. 또 기후 변동은 인간을 전세계 곳곳으로 이주하도록 촉진해 지구에서 가장 널리 확산돼 살아가는 동물 종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인류의 이야기에 미친 지구의 영향은 사소해 보이는 것에서부터 아주 중대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구의 다양한 지역에서 살아간 민족들의 역사에 이러한 지구는 수천년 동안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반대로 인간이 자연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이책은 관심을 가지고 설명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 인구가 폭발하자, 우리는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에너지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지구에 미치는 지배적인 환경의 힘으로서 이제 호모 사피엔스는 자연을 대체할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종으로서의 우리는 여전히 지구와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돼 있고, 우리의 활동이 자연계에 분명한 흔적을 남긴 것과 마찬가지로 지구의 역사도 우리에게 새겨져 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자연 경관의 특징과 그 배경을 이루는 기본 구조, 대기 순환과 기후 지역, 판 구조론과 과거의 기후 변화 사건을 비롯해 지구 자체의 역사를 살펴보아야 하고, 이 책에서 지구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기술한다.
저자는 역사의 실타래를 따라 더 먼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 현대 세계의 뿌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이 뿌리는 시간적으로 훨씬 먼 과거까지 뻗어 있는데, 끊임없이 변하는 지표면 전체에 걸쳐 점점 더 깊이 추적해간다면, 인과 관계의 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지구가 탄생하는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갈 때가 많다. 역사는 혼란스럽고 지저분하고 무작위적이다. 하지만, 역사의 우발적 사건들을 뛰어넘어 시간과 공간을 모두 아우르는 충분히 넓은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본다면, 신뢰할 만한 추세와 믿을수 있는 불변의 조건이 드러나고, 사건들의 배후에 있는 궁극적인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지구의 구조와 활동이 모든것의 운명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심오한 영향을 미친 요소들을 알아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