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글자를 읽고 있을 때가 많다.
뇌속 어디가 심각하게 잘못된 것인지, 원래 주어진 용량이 모잘랐던 것이지 독서를 해보려 해도 자꾸 글자를 읽고 끝나는
나를 마주할때마다 당혹스럽다. 혹시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까 하여 펴든 책이다. 결론적으로 나에게는 너무 늦게 찾아온 책이라 아쉽다. 내가 훨씬 더 어렸을 때 아니면 내가 젊은 엄마였을대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조금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문해력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인간이 지식인으로 성장해 간다는 건 조금 더 디테일이 필요한 일이었다. 잘 성장해준 아들에게 고맙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조금 더 디테일 했더라면 내가 조금 더 정성을 쏟았더라면 지금의 아들은 또 어떤 모습이었을 지 아쉬움과 미안함이 다가온다.
책중에서 미국에서는 1976년 이후 '교육적 의료사고'라는 학교 책임에 대한 소송이 계속 있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법원이 학교의 책무 이행 부족을 인정했다. "반드시 학생들이 교육 과정에서 적절히 교육받아야 하는 헌법적 권리"라고 언급하며, 문해력을 생존에 필수적인 역량으로 판단한 것이다.
매리언 울프 교수도 강조했듯이 "종이책은 읽는 도중 생각의 지도를 만들어줄 수 있는 우수한 매체"이다. 읽기 능력을 키우고 문해력 수준을 높이려면 종이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책을 읽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식의 글 읽기 연습을 해도 된다. 어떤 글이든 계속 읽으려는 노력이 중요하고 그런 지속적인 읽기 훈련을 통해 문해력은 향상된다.
독일의 독서재단은 '레제스타트'프로그램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한다. "소리내어 읽어주기'는 단순히 책을 읽거나 그림을 보고 몇 마디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게 그림책을 들여다보면서 그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책 읽기는 정말 이른 시기에 시작돼야 한다. 놀이처럼 가정 내 일상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질문들의 공통점은 바로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이다. 정답이 없다는 것은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질문은 이런 식으로 해야 부모와 아이가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확산적 상호작용이다.
"단어 수업을 먼저 한 반이 오히려 강의식 수업을 조금 해도 됐다. 아이들이 어휘 공부를 미리 해서 마치 영화 예고편을 본 것처럼 다음에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잘 이해하고 몰입도도 더 커졌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어휘력 부족은 모든 과목에 걸쳐 학업 성취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교과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수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 아예 공부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교육 시스템 내에 아이들의 어휘력 증진을 위한 교육이 의무화되어야 한다.
비슷한 내용을 보더라도 매체에 따라 전전두엽의 활성화 정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줄글을 읽고, 오디오북을 듣고, 동영상을 보는 것이 각각 질적으로 다른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글을 읽는 것은 굉장히 고차원적이고 능동적인 정보 처리 과정이며, 이로 인해 뇌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OECD가 2021년 5월 발표한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만 15세 학생들은 인터넷 정보에서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능력'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OECD 평균 식별률이 47.4퍼센트인 데 반해 한국 학생들의 평균 식별율은 25.6퍼센트에 그쳤다.
디지털 문해력 역시 '책 읽기'능려고가 깊은 관련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통해 전전두엽을 활성화하면 비판적 사고력이 향상되기 마련인데, 책을 읽지 않은 아이들은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지 못해 정보의 진위를 판별하는 능력도 낮은 것이다.
<문해력 문제의 사인들>
1. 글을 빨리 읽어내려가나 끊어읽기를 하지 않는다.
2. 감 밤 곰 중에서 첫소리가 다른 글자 찾기: 이걸 할 줄 알고 초등 입학했따고 전제한다. 그런데 20%정도는 모른채 온다 ==> 초1에 해야할 일인데 그게 안되는 아이들이 많다.
3. 어디서 끊어야할지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무조검 빨리 읽는다. 빠르게 읽으면 잘 읽는 거로만 생각한다.
[출처] EBS 당신의 문해력|작성자 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