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찾으려는 이와 숨기려는 이의 팽팽한 기싸움을 그린 추리소설, 추리소설 작가의 대명사 히가시노게이고 답게 잘 짜여진 구성과 기발한 발상에 감탄하게 만드는 책이었고 참으로 일본스러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였다.
자신을 괴롭혀오던 전남편이 찾아와 괴롭힘을 당하던 중 의도치 않게 남편을 살해학 된 야스코, 그녀를 짝사랑해온 옆집남자 이시가미는 모든것을 알고 있다는 듯 다가와 살인사건의 뒷처리와 범죄 은닉을 도와 준다.수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그는 절대로 끼어질 수 없는 트릭을 사용해 야스코 모녀를 지키려 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그 트릭이 무엇을까 궁금증이 일었는데 밝혀진 것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사건 다음날 이시가미는 또 하나의 살인을 저지름으로 야스코 모녀엑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준 것이다. 완전히 숨겨질 줄만 알았던 사건의 전말으 ㄴ이시가미의 대학 동기 였던 물리학자 유가와에 의해 밝혀진다. 야스코의 살인이 밝혀질 위기에 처하자 이시가미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계획했던대로 수사의 종지부를 찍기위해 자신이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자수를 하지만 결국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내내 무감정하고 냉정했던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지킬수 없음에 울부짖는다. 씁쓸한 결말이다. 선량한 인물로 그려진 이시가미가 살인을 저지르면서까지 사랑하는 여자의 행복을 지켜주려고한다. 는 설정에 의문이 생길 법도 하다. 그 의문에 작가는 그럭저럭 설득력있는 이유를 제시한다. 한때 인생을 포기하려고 했던 그에게 옆집으로 이사온 모녀는 삶을 이어가게 만든 은인이었고, 그는 이유있는 헌신을 하려한 것이다. 그 모녀와 어떤관계를 가져보자는 욕망을 아예없었다. 자신이 손을 대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와동시에 그는 깨달았다. 수학도 똑같다는 것을 이세상에는 거기에 관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숭고한 것이 존재한다. 명성 따위는 그 숭고함에 상처를 입히는 것과 같다. 수학이라는 즐거움 외에 아무것도 없었던 그의 인생에 또 다른 유일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온 한 사람은 충분히 헌실할만한 가지가 있지 않았을까? 현실에도 그런 사랑과 헌신이 존재할까?
옮긴이의 말 - 순수의 욕망/ 참으로 기이한 우연이었다 다세대주택으로 이사를 한 모녀가 이웃집에 인사를 간다. 도어벨을 누른다. 그안에서 한 남자가 나타난다. 여자의 시선을 끌 데라고는 하나도 없는 후줄근한 중년남자다. 그는 그때 목을 매 자살을 하려던 참이었다. 모녀는 다소곳이 그에게 인사한다. 그의 눈에 비친 그런 여자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삶을 포기한 순간, 사람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순수해 진다. 모든 욕망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그 순수한 누에 성실하고 선량하게 살아가는 한 여자의 삶에 대한 의지가 아름답게 비친다. 자신이 갖지 못했던, 또는 자포자기했던 삶의 의지가 발하는 아루라가 그 여자에게는 있었다. 그는 그 아름다은 여자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바치리라 다짐한다. 거기에는 어떤의도도 없고 계산도 없다. 그가 평소 연구하는 수학처럼 순수한 의지가 한 인간을 향해 펼쳐지는 순간이다. 거기에는 선약의 구분이 없다. 오로지 자신의 전 존재를 던져 넣으려는 운동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운도으이 대상은 선악을 구분하는 윤리의세계에 관련되어 있다. 그의 으지는 순수하나 윤리의 세계에 관련되는 한 그것은 욕망이 될 수밖에 없다. 욕망으 ㄴ강하거나 약하거나, 선하거나, 악하거나 정당하거나 부당하다. 그것은늘 어떤분별과 판단의 잣대로 평가되는 영역이다. 자신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그 자신은 어느새 그런 욕망의 영역에 깊이 관계하고 만다. 그는 살인을 저지른 모녀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또 하나의 살인을 저질러 모녀의 죄를 은폐한다. 치열하고 치밀한 논리적 사고력을 발휘한 그의 은폐작업은 성공하는듯 했다. 그때 그의 옛 친구이자 학문적인 라이벌이었던 물리학자가 나타나 수수께끼를 풀어내려는 순수의 의지륿 발휘하며 그의 행동을 치밀하게 재구성 해내고 경찰과 그여자엑 진실을 알려준다. 여자는 이제 그 수학선생이 자신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를 안다. 여자는 그 남자의 헌신과 희생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수한다. 아무리 사소한 몸짓이라도 그것이 이세상의 관꼐에서 이루어지는 한 어떤 의미를 가진다. 의미는 욕망을 끌어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