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을 보면 무슨 내용을 말하고자 하는지 조금 애매한 느낌이다. 하지만 부제를 보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이 책의 부제는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이다. 이 부제를 보자마자 생각난 영화가 있는데,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라는 1999년 영화이다. 생각보다 여기저기서 자주 인용해서 쓰는 문구이다 보니, 바로 이 영화 생각이 났다. 그래서 조금 더 이 책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빌 게이츠가 미국 모든 대학 졸업생에게 선물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들으니까 뭔가 더 대단한 책일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더 진지하게 읽으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 책은 간극본능, 부정본능, 직선본능, 공포본능, 크기본능, 일반화 본능, 운명본능, 단일 관점 본능, 비난본능, 다급함 본능 이렇게 10가지의 본능을 목차로 잡고 있으며, 맨 마지막에는 사실충실성 실천하기(factfulness in practice)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목차부터 보니 팩트풀니스는 사실충실성이라고 직역하는게 맞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살면서 사실에 충실하게 살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팩트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 왜곡되기 마련이고, 결국 모든 사람들에게 팩트는 조금씩 달라질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내용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일반화 본능이였다. 그중에서도 전세계 1세 아동중 어떤 질병이든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몇퍼센트일까?라는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이 질문을 읽었을떄는 나도 20%, 50%, 80%의 선택지 중에서 80%는 답이 절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답은 80%였다. 전세계 1세 아동중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이 80%라는 것이다. 이게 이 책에서 말하는 일반화 본능이다. 이러한 일반화 본능은 무의식중에 이루어지는 일반화 탓에 회사는 잠재적 소비자와 생산자를 잃게된다. 심지어 이 문제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전세계 투자 담당 매니저들이 세계10대 은행 중 한곳에 모였을때, 은행간부들중 85%가 20%의 아이들만이 예방접종을 받는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은행을 다니는 사람 입장으로, 간부들의 일반화가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일반화로 인해 은행 대출이나 투자가 이루어 지지 않을 수도 있는것이다. 수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백신은 접종직전까지 차갑게 유지해야하는데, 이를 위해 냉장 시설을 갖춘 컨테이너로 이동을 해야한다. 이런 운송경로를 콜드체인이라고 하는데, 예방접종이 80%의 전세게 어린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인식한다면, 더 넓은 유통망을 위해, 그리고 운송, 전기, 교육, 보건의료같은 기반시설을 더 갖추기 위한 방향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요 투자자들이 소수의 어린아이들만 예방접종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투자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뭔가 이 문제가 은행권과 투자 얘기가 나와서 더 큰 충격이였던것 같다. 이처럼 이 책은 저자가 여러 사실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 수치들을 보여주고, 또는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사람들이 틀릴만한 질문을 내면서 더욱 깊게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도표들과 그래프들을 통해 좀더 내용을 증명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수치를 보게 되니 괜시리 이 자료는 믿을만한가? 출처는 어디지? 라는 생각이 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시장조사를 위해 구글링을 하고 자료들을 읽어보고 찾아보고 하지만, 역시 수치나 자료들은 그 사람이 어떤 방향으로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에 따라서 다르게 활용될수도 있는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데 성공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독서를 하면서 도표들과 수치들의 출처를 궁금해해보겠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나중에는 출처까지는 검색해보진 않았지만, 어쨌든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팩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였다. 요즘 이런 저런 새로운 업무를 접하고 있는 나에게도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하였고, 다른 동기들과도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