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잠은 내게 너무나 흥미로운 주제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는 것을 즐겨하고 '잠만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잠을 예전만큼 자지는 못하는 것 같다.
자의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그래서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라는 제목이 한눈에 들어왔다.
더구나 지은이 매슈 워커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신경과학자이자 수면전문가라고 하니 뻔한 소리를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책이 꽤 두꺼운데 서두에 지은이는 이 책을 읽다가 중간에 잠든다면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써두어 부담감을 내려놓고 읽을 수 있었다.
실제로도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인데 몇 번을 잠들었는지 헤아리지 못하겠다.
매슈워커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수면의 이모저모를 설명하면서, 수면의 놀라운 능력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하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 지를 탁월한 통찰로 제시하고 있다.
잠을 충분히 잤을 때를 연구하면 기억력이 강화되고 창의력이 높아지며, 실제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며, 몸매를 더 날씬하게 유지할 수 있고, 식욕도 줄게 된다. 감기나 독감은 물론이고, 암과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 심장 마비, 뇌졸중, 당뇨병의 위험도 줄어든다. 하루의 3분의 1을 완벽하게 활용하고 나면 우리는 우울감에서 벗어나 행복한 기분으로 남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하나 하나 사례를 들어 실험결과를 설명해주는 걸 읽고 있으면 잠을 자는 행위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8시간은 꼭 자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스스로 잠을 충분히 자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단순한 질문이 있다.
아침에 일어난 뒤, 오전 10시나 11시에 다시 잠이 들 수 있는가? <네>
정오가 되기 전에 카페인 없이도 심신이 최적 상태로 움직일 수 있는가? <아니오> 라고 대답한다면 만성수면부족상태인 가능성이 높다.한다.
그리고 주중에 잠을 많이 못 자면 주말에 몰아서 긴 시간 자고 나면 어느 정도 회복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뇌는 결코 잃어버린 잠을 모두 다 보충하지 않는다고 한다.
잠을 자는 행위가 쉬고 에너지를 보충하는 과정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보다 더 큰 세계가 있다는 것이
상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놀랍다. 더군다나 아직 많은 부분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 많다니...
현대인들은 대체로 잠이 부족하다.
잠을 8,9시간 잔다고 하면 게으르고 할일 없는 사람으로도 비춰지는게 요즘 사람들의 인식이다.
또 너무 많이 자고나면 자책하면서 게으름을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어쩌면 수면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오는 것 같다.
지은이는 현대인의 잠에 대한 인식이 공중보건위생을 해친다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나부터가 잠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동안 6,7시간 자고도 충분히 잤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잃어버린 수면의 시간들이 아깝다.
이제부터라도 건강의 받치는 거대한 기둥역할을 하고 있는 수면을 중히 여겨야겠다.
잘자고, 자는 시간도 충분히 해서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고맙게도 책의 말미에 건강한 수면을 위한 12가지 비결이 나와있다.
과학자의 실험 결과에 따라 나온 것이니 숙지하는 것이 좋은 듯 하다.
1.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즉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라!
2.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말라. 잠자기 두 세 시간 이전까지는 끝내라!
3.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라. 카페인 효과가 없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 8시간
4. 잠자러 가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를 피하라. 알코올은 렘수면을 방해한다.
5. 밤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많은 음식은 소화불량과 잠을 방해한다.
6. 가능하다면,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라.
7.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자.
8.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어라. 종이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relax
9. 잠자러 가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라.
10. 침실을 어둡게 하고, 차갑게 하고, 침실에서 전자 기기를 치워라.
11. 적절히 햇빛을 쬐어라.
12.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 있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