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피의 일요일, 드레퓌스사건, 사라예보사건 등.. 역사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사건들을 소개하였다. 지금 현재 강대국이 생겨난 과정에 일어난 사건들이라 당연히 이러한 사건들은 그들에 의해 수정되고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 개인의 힘으로는 비밀을 모두 밝혀낼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이러한 많은, 그리고 무척이나 중요한 사건들이 일어났는데 왜 나는 잘 몰랐는지 한탄스럽기도 하고 좀더 호기심이 들기도 하였다. ´드레퓌스사건´. 이것은 마치 우리의 ´박종철 고문살해사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와 군부의 권력 때문에 개인이 희생당하고 그 때문에 지식인들과 시민들이 들고일어나고.. 하지만 프랑스의 시민은 그때 무얼 하고 있었나? 우리 나라 시민들은 항쟁을 벌여 결국 그렇게 부패한 정권을 몰아냈다는 데 나는 자부심을 느꼈었던 것 같다. 그때는 과거였고 지금은 좀더 민주주의가 발달된 현대라지만 유대인을 어찌 그렇게 박해할 수 있는지? 나는 그때 민주시민 프랑스인들을 조금 다시 보게되었다. 지금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았다. 현재는 개인의 힘이 세어져 사회가 막 다루지 못한다. 그래서 사회는 그로 말미암아 혼란해지고 어려워지는 것이 아닐까? 물론 서로의 개성을 중시하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사회의 이익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 지금 현재 사회이다. 그리고 기억나는 것이 미국의 흑인 사회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와는 다르게 평등운동을 하였던 말콤 엑스에 대한 내용이다. 그땐 킹 목사의 전기를 막 읽은 직후라 간디, 네루 등과 이어지는 비폭력, 온화한(?) 시위가 사회 운동의 전부이고 이들만이 정당한 것인 줄로 알았다. 하지만 말콤 엑스는 강경하게 저항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미국내 흑인과 백인의 갈등, 그는 아예 그 둘을 갈라버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킹 목사만 기억하는 걸까? 목사만 전기문이 있고 건달은 사회에서 벌써 잊혀져 가고 있다는 것인가? 왜곡된 전기문.. 우리 나라에서도 흑인은 ´니그로´ 취급을 받는 듯하다. ´베트남 전쟁´. 아직 개발 도상국에 위치한 베트남. 이 조그만 나라와 골리앗 미국과의 대결. 나는 이 책을 보기 전에는 그 과정과 결과가 어떠했는지 잘 몰랐었다. 단지 우리 나라가 참전해서 용맹을 떨쳤고 돈을 벌었고 등등.... 하지만 뒤에 감추어진 진실은 정말 추악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조그만 나라를 먹기 위해, 국가의 자존심을 위해 많은 노력을 퍼부었던 아둔한 미국. 그 나라의 환경이 파괴되든 말든 상관없는 그들의 모습에서 현대 강대국들의 이중성이 더욱 드러나 보였다. 바로 이들이 지구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우리 인류의 앞날은 더욱 캄캄해 보였다. 이 책의 제목인 거꾸로 가는 세계사가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현재 우리는 지워지지 않는 인종 차별, 이해관계의 마찰, 과거의 역사에 대한 반성 등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 현재 사회가 겉으로는 민주화되고 개인의 생활을 보장하고 복지사회를 지향하고....하는 듯하지만 그와 반대로 사회의 겉껍질을 뜯고 보면 온갖 비리와 부패, 왜곡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보니 이 책에서 유시민 씨는 과거에서부터 차근차근 훑어 내어 ´현재´ 점점 더 거꾸로 가고 있는 세계를 비판하고 있는 듯하다.
정말 이 책에 쓰인 대로 우리는 점점 더 후퇴만 할 것인가? 겉은 번지르르해지고 속은 점점 더 썩어갈 것인가? 하지만 썩어가는 속에는 씨앗이 있다. 맑은 사회의 청소년들, 그리고 부패를 척결하려는 많은 사람들, 민주의식이 퍼지면서 이러한 사람들이 조금씩 더 늘고 있다. 마치 그와 반대되는 더러운 사람들이 늘어나듯이. 이는 우리 사회가 그래도 깨끗해질 수 있는 희망은 가지고 있다는 근거 일 듯 싶다. 이 책에서 사회는 언제나 소수의 깨끗한 사람들이 승리하고, 이겨내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러한 역사를 나열하면서 저자는 후퇴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보다는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강조하려는 것 같다. 역사는 반복된다고들 한다. 반복되는 역사속에서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교훈을 마음에 새긴다. 그러한 자명한 진리를 잊지 않고 앞으로도 우리는 살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