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인해 많은 유동성과 낮은 금리로 인해 자산의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위기에서 버티기 위해 전례없이 강력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큰 인플레이션 시대에 살면서, 어렵게 일군 개인의 재산을 지키는 것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된다. 작년 이건희 회장의 별세할 즈음에 있어 그의 생전 업적에 대한 조명은 잠시였고, 그 이후 현재까지도 그 후손들이 납부해야할 상속세의 규모와 납부 방법에 대한 뉴스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기업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심한 경우 기업의 존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상속증여세에 대한 이슈라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것 같다.
최근 주변에서 준비가 안된 상속으로 인해 많은 세금을 납부하면서 재산의 상당부분 허물어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상속인이나 피상속인 모두, 상속인의 생전에 미리 함께 뜻을 모아 절세하는 상속과 증여 방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준비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있었을텐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되는 과정을 목격하고 그 대가로 세금을 목돈으로 납부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 평소 미리 상속과 증여관련 세무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이 도서를 신청하게 되었다. '김앤장', '한국경제'라는 알려진 브랜드에 현혹된 점이 없지 않으나, 책을 읽고 난 지금, 선택에 대해 후회가 없고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기업과 가계에서 발생하는 우리 주변에서 있을 법한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고, 누구나 한 번 쯤 가질만한 질문들에 대해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사례 중심의 설명을 하고 있다. 슬기로운 상속의 시작점이 유언장 작성시 체크할 사항 뿐 아니라, 상속 관련 체크리스트, 증여 관련 체크리스트 등이 나와 있어서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사용할 만한 매뉴얼과 같은 책이라 생각된다. 세법이 자주 바뀌기는 하나, 기본적인 컨셉에 대한 이해를 돕기에 충분한 내용인 것 같다. 페이지 사이사이에 있는 '알아두면 쓸모있는 용어' 코너에서는 이해하기 쉽게 개념 정리가 잘 되어 있고, 구성면에서도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세무 관련 내용을 읽기 편하도록 구성한 것 같아 부담이 없었다.
유언장 작성에 관한 내용에 있어서는 특히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장 작성 부분이 상세히 나와 있어서,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었던 내용 가운데 간과했던 내용들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에 있어 2인의 증인이 필요한데, 유언에 따라 이익을 받게 될 사람과 그 사람의 배우자 및 직계혈족처럼 증인이 될 수 없는 자를 증인으로 하는 경우 유언이 무효가 된다는 점은 새로 알게 되었다.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유익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식에게 빌려준 전세자금에 대한 내용에서는 부모와 자녀 간에 주고받은 금액이 증여받은 돈이 아니라 추후 갚을 돈이라는 점에 대해 별도의 증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당사자간 계약 내용을 담은 계약서, 확인서, 차용증 등을 증빙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아울러 당사자 간에 적정한 이자를 주고받은 뒤 관련 금융거래 기록을 보관해 두는 것이 중요하고 이 때 제3자에게 대여하는 경우와 비교하여 이자를 지나치게 낮게 받는 경우, 이자 상당액을 증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현행 세법에서 정한 연 4.6%의 이자율을 적용하여 과세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는 내용은 지인들 사이에서 또는 내 실생활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사례에 대한 매우 유익한 정보라 생각된다.
세금은 국민으로서 평생 안고 가는 숙제이다. 세금 납부가 국민의 의무이기는 하나, 월급장이로서 이미 충분히 많은 세금을 열심히 수십년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무 관련 행정적인 절차의 순서나 시기, 보유기간, 거주기간, 증여시점, 증빙의 유뮤 등에 따라 납부해야 할 세금의 크기가 천차만별로 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속증여 세무는 우리가 너무 멀리하고 두려워해서는 안되는 반드시 우리가 잘 알고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준비에 있어 이 책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케이스들과 세무지식들이 큰 도움이 될 것 같고, 주변 지인들과도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많아 유익한 도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