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외국어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배우는 걸 좋아했다. 그를 통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것도 매력이 있었지만 그 이면의 문화적 시대적 상황까지 배우게되면서 또한 세상을 이해하는게 좋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가끔 이런 저런 외국어를 시도해보기도 했으나, 무엇보다도 영어를 가장 많이 공부하게 되고 많은 표현을 배우게 되는데, 사실 표현들의 근원을 알기는 참으로 어려웠다. 이번 독서통신연수에는 그러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해보고자 이 책 걸어다니는 표현사전을 선택하게 되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듣게 되는 숙어표현들은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 못하면 그 내용을 약간 부족하게 이해하고 넘어가게 된다. 더러는 자기가 이해를 못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하게 된다.
이 책은 그간 의미없이 외웠던 영어 숙어의 탄생 비화를 알려주는 책이다. 영어 관용어구에 얽힌 다양한 사연을 엄청나게 담고 있는 이 책에서는 표현들이 왜 생겨났는지와 과련한 역사적 사건, 문화와 풍습의 흔적, 그 당시의 유행했던 것들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아직도 우리는 실제 의미와 너무나 다른 숙어들을 외우고 또 잊어먹고 있지만, 이 책을 접하고 나서는 분명 그러한 잊어버리는 상황이 상당히 줄어드리라고 생각된다.
상아탑(ivory tower)라는 말은 1837년에 쓰여진 프랑스시(영어로 된 게 아니라) 에서 나온 표현이라는 것도 신기했으며, 한국어로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는 lame duck이라는 말이 1700년대 중반에 금융계에서 나온 표현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이는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파산으로 빚을 갚지 못하게 된 사람들을 가리키던 말이라고 한다. 이들이 절름발이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터덜터덜 거래소를 나서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battle royal이라는 표현은 단어로 추측할 수 있는 것과 너무 달라서 반전이었다. 투계는 한동안 잉글랜드 사람들이 계급을 막론하고 좋아했다고 하는데, 왕인 헨리8세는 궁전에 투계 경기장을 지어놓고 싸움을 시켰다고 한다. 여기서 마지막 결승전이 battle royal이라고 불렸으며, 현대에 와서는 사투, 혼전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어와 유사한 표현도 있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표현은 'Ignorance is bliss'라고 하는데 직여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쉽게 이해가 와닿는다. 실제로는 18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교수였던 Thomas Gray가 지었던 시에서 온 표현이라고 한다. Bite The Bullet은 내가 어원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이 사실은 틀린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미국 남북전쟁에서 군인들이 수술을 할 때 마취제가 없어서 납으로된 총알을 물고 고통을 참았다는 점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영화에서 이런 장면들이 가끔 나오니깐. 하지만 사실은 19세기 인도항쟁에서 유래되었으며, 당시 총알을 탄약의 아랫부분에 끼워 돼지기름으로 만든 윤활유로 고정을 해놨는데, 총알을 장전하는 과정에서 총알을 입에 물어야만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힌두교도나 이슬람교도들 극도로 싫어하는 돼지 기름을 입에 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는 인도 군인들로서는 싫어도 마지못해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bite the bullet이라는 표현이 생겨났다고 한다. more back for your buck도 많이 듣는 표현으로, 그냥 감으로 value for money라는 뜻이라고 유추하고 있었다. 이 표현은 1950년대 핵무기 확충을 위한 국방정책 홍보를 위하여 more bang for your buck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었으며, 이는 사실 당시의 펩시광고 슬로건이었단 more bounce to the ounce(온스당 탄산은 더 많이)를 변형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짧은 내용이 아주 많이 들어있다 보니, 잠깐 시간이 날때 짧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단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다보면 좀 지루할 수 있다. 그냥 펴서 나오는 내용을 또는 내가 궁금한 내용부터 보게 된다면 독서의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추천할만하다.
너무 많다보니 좀 지치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