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곤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와 다른 모습에 혐오감을 먼저 표현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실 달라도 아주 다르게 생겼다. 다리가 아주 많거나 적거나 한 곤충들은 특히나..
몇 년 사이로 '00충'이라는 혐오 단어들도 많이 생겼다.
곤충은 과연 혐오해야 할 대상일까?
이 책은 메뚜기 박사 김태우 작가님(책을 읽은 후 작가님이라고 부르기로 혼자 결정함.ㅎㅎ)의 경이로운 곤충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어릴 적부터 곤충에 유독 흥미를 많이 느낀듯하다.
어릴 적의 흥미와 관찰은 대학 공부와 직업으로도 연결이 되어 곤충과 함께 하는 삶을 계속하고 계셨다.
처음에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곤충과 관련된 도감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단순한 주제가 아니었다.
곤충과 관련된 상식은 물론이요, 세계 역사와 경제. 더 나아가서는 세계의 문화와 지구의 미래 환경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책이었다.
작디작은 곤충을 공부하며 이렇듯 다양한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니!!
곤충 연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로구나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그만큼 저자는 꼼꼼하고 치밀하게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했다.)
나는 특히 저자가 영국의 자연사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여치 표본을 만난 부분이 인상 깊었다.
외국의 박물관에서 150년 전 조선의 여치를 만난 곤충학자의 심경이 그대로 책에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덩달아 가슴속에서 무언가 깊이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곤충과 관련된 문화 편을 보며 외국인들이 풀벌레 소리를 가까이하기 위해 만든 기구나, 그 또한 우리나라에 있었음을 알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알고 보면 우리나라에는 없는 게 없었던 게다.
저자의 곤충을 통한 철학과 통찰이 놀라웠다.
곤충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근처의 곤충을 관찰하며 행여나 곤충이 달아날세라 조심스레 설명하는 저자의 모습이 자꾸만 상상되었다.
올가을은 풀벌레 소리가 예사로 들리지 않을듯하다.
[곤충 수업 / 김태우 / 흐름출판]
"나는 물건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수집하는 것이다 "
-표본 수집가 알렉산더 폰 홈볼트-
곤충은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다. 산책을 나설 때 간간히 보이는 이름 모를 벌레 또는 곤충을 보면 이런 생명체가 있구나... 그저 신기할 뿐이다. 그런데 종종 어린이들은 곤충에 호기심이 많다. 물론, 성인이 되면서 기피대상이 돼버리지만 어떻게 아이들은 순수하게 곤충채집이나 직접 보러 가는 것일까? 오늘 만난 [곤충 수업]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원동력 같다. 생각해 보면 지구 상에 인간만이 존재할 수 없다. 동물을 비롯한 식물, 곤충이 사라진다면 인간 역시 살 수가 없다. 그럼에도 때론 인간은 그 어느 것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하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비록 말하거나 글을 남기지 못하지만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꼭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다시 생각해 본다.
곤충과 벌레를 같은 의미는 아니다. 벌레는 크기가 작은 소형 동물로 달팽이, 지렁이, 개구리와 뱀까지 포함한 반면, 곤충은 다리가 여섯 개, 머리, 가슴, 배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뉜 것이다. 그동안 이 두 단어를 동의어로 생각했었는데 책을 보면서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저자의 활동을 보면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어느 곤충이 국내에 서식하고 활동하는지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인간이 자연에 함께 살아가는 것을 전달하고 있다. 숲의 주인이 누구냐고 했을 때 아이들은 '우리'라고 했다. 왜 숲의 주인이 인간이며 또 자신이라는 거지? 이 점을 저자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데 나 역시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놀랐다.
책을 읽다 보면 곤충 수집가들이 은근히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곤충 수집가 자체는 원래 영국이 식민지를 만들던 시대에 부유층의 취미였다. 음, 좋다고 해야 할지 아니라고 해야 할지.. 하여튼, 이런 시기가 있었기에 영국의 자연사박물관은 세계에서 수집한 생물 표본을 소장하고 있어 여전히 세계 연구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국내에서는 표본을 만들더라도 보존하는 것이 미흡했기에 유지가 힘들었는데 현재는 국립 생물자원관이 생겨 영국만큼은 아니어도 여러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곤충을 관찰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식량으로도 생각할 수도 있다. 이 말은 언제부터인가 나왔는데 음, 굳이 미래 식량이 아니어도 말벌주라는 술을 보고 놀랐다. 어차피 먹고 먹히는 관계이니 그래 술까지 할 수 있구나... 그래도 왠지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싶다.
곤충은 인간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구나.. 아니, 모든 동식물들이 그렇다. 하지만, 곤충은 여름이나 가을이 되면 종종 보이니 그 모습만 보였는데 나비가 되기까지 번데기 안에서 힘든 겨울을 보내는 곤충을 보고 있으니 사람이 사는 인생과 무엇이 다른지 아니 다른 게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호기심을 읽게 된 도서였는데 곤충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동시에 인간이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다시 되새겨 봤다. 그렇다고 곤충이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무섭다고 생각하는 것을 조금은 다르게 바라볼 수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