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에는 무모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고도 결과적으로 성공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실패한 기업들은 새롭고 창의적으로 행동한 경우가 거의 드물 었다. 오히려 이들은 이전의 다른 기업들과 똑같이 형편없는 의사결정을 내렸다.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에서 보여준 여러 가족에 대한 통찰(이 소설은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과는 정반대였다. 전략적 차별화를 연구하는 학자 들이 오래전에 이론화했듯이, 모든 성공적인 전략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전략적 실패는 모두 엇비슷하다. 스토리텔링의 힘은 이야기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욕구에 기초한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블랙 스완》에 이렇게 썼다. “우리의 정신은 놀라운 설명 기계여서 거의 모 든 것에서 의미를 끄집어낼 수 있으며 온갖 종류의 현상에 대 해 설명을 끼워 맞출 수 있다.” 몇 가지 독립적인 사실을 경험 한 웨인처럼 당신 역시 어떤 실마리들을 갖게 되면 거기서 만들어지는 패턴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즉 그것들이 서 로 아무런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의 첫 번째 충동은 그것들을 일관성 있는 스토리로 바라 보는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확증 편향은 정치적 견해에 더욱 강력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소셜미디어는 이용자들의 글이 그들의 친구들에게 과도하게 노출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친구들은 서로 같은 견해를 갖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의 설계 방식은 이용자들의 기존 견해를 더욱 강화시킨다. 이러한 현상을 반향실 효과 (메아리가 방 안에서만 크게 울리듯 특정 정보에 갇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옮긴이) 또는 필터 버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면서 편향된 정보에 갇히는 현상-옮긴이)이라고 한다. 아울러 소셜미디어는 부정확한 또는 오도된 정보인 '가짜 뉴스를 퍼트 린다. 확증 편향이 있는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지하는 가짜 뉴스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모델의 필요성은 인정할 만하다. 경영자들이 다른 리더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점검하는 것은 좋은 태도다. 하지만 이렇게 모델을 추종하는 태도는 종종 세 가지 잘못으로 이어진다. 첫째, 우리는 모든 기업의 성공을 한 사람의 공로로 돌린다. 둘째, 그렇게 되면 그 개인의 모든 행동이 그를 성공으로 이끈 요인으로 보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너무 성급하게 그 모델을 모방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완전히 다르게 읽을 수도 있다. 애플스토어가 성공한 원인을 혁신적인 매장 설계(그리고 매장 설계자)에서 찾는 바람에 우리는 너무나 빨리 중요한 요인을 놓친다. 소비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세 가지 제품이 출시되었다는 사실 말이 다. 애플스토어의 매출액 증가를 잠시만 살펴보아도 충분히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다. 2001년 최초의 애플스토어가 개장한 시기는 획기적인 혁신 제품이었던 아이팟이 출시된 시기와 같았다. 2008년 아이폰 출시 이후 매출액은 50퍼센트 급증했다. 이후 매출액은 1년 동안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아이패드가 시장에 출시된 2010년 갑자기 65억 달러에서 90억 달러로 폭증했다. 달리 말하면, 애플스토어의 매장 설계와 애플스토어의 성공 사이에 인과 관계는 미약한 수준이다. 애플스토어 앞에서 밤새 줄 서서 기다린 소비자들은 대리석 바닥이나 블론드 색의 나무데코를 감상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신제품을 구하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 많은 기업이 이런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했다. GE는 성공을 거둠으로써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고, 강제적인 직원 평가 시스템 의 논리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았다. 인재의 수준이 기업 의 성공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누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당신 자신의 팀이나 기업을 위해 의사결정 구조를 설계하기로 했다면 바로 당신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당신의 자기 이미지와 당신이 의사결정자로서 투사하는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