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작가 베르나르의 시각은 그의 연작 형태의 전작인 타나타노트, 천사들의 제국, 신 등을 통하여 익히 알려져 있다.
영혼의 존재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이승과는 별개의 사후세계의 존재를 긍정하고 불교로부터 차용한 윤회를 통하여 인간의 영혼은 그가 생전에 쌓은 선업의 크기에 따라 천사도 되고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할 뿐 영생하다는 것이 전작을 통해 알수 있는 작가의 사후세계관 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작품 '죽음'에서도 그의 이러한 영혼불멸의 가치관은 그대로 드러나고 있으며 소설적 재미를 위하여 '누가 날 죽였지? '로 시작하는 도입부부터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추리소설의 기법을 가미한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이다. 추리소설 작가 가브리엘 웰즈는 어느날 아침 모든 감각이 사라졌지만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한채 주치의를 만나러간 병원에서 자신이 흠모하던 여배우 헤디라마를 닮은 아름다운 영매 '뤼시 펠리니'를 만나게 된다. 그녀로부터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살해되었다고 의심하게 되면서 자신을 죽인 살인자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그녀에게 하게 된다. 처음에 반대하던 그녀를 사라진 연인을 찾아봐 준다는 반대급부를 통하여 설득하게 되고 뤼시는 가브리엘의 살인자를, 가느리엘은 그녀의 사라진 애인을 각각 찾는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
살인범에 대한 수사를 통하여 가브리엘의 소설을 폄훼하고 헐뜯기 여념없던 문학평론가 장무이지, 그의 옛애인 여배우 사브리나, 쌍둥이 형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인 과학자 토미 웰즈, 가브리엘의 죽음으로 가장 큰 경제적 이득을 보는 출판사 편집장 알렉상드르 드 블랑 브뢰즈가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고, 전직경찰이었던 할아버지의 이냐스 웰즈의 도움으로 루시의 애인 찾기는 그가 제네바에서 성형수술후 다시 파리로 돌아왔다는 사실까지 근접한다.
영혼으로 지내면서 가브리엘은 감각의 상실, 변화없는 일상 등 불편함에도 배고픔도 느끼지 않고 시공간의 제약도 없는 영혼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면서 영혼으로 존재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커져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