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세상 보고싶어 바다로 간다'
신영복 선생의 30대와 40대의 세월을 슬프게 보여주는 책의 제목이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실존 조건속에서, 더욱 더 향상된
인간의 의지를 다져나간 선생의 정신과 사상을 생각하면 숙연해 지기도 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선생의 사상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론으로 정리되어 질 것이다. 실존으로서 인간은 스스로 혼자서 정립되기 보다, 타인간의 관계속에서
존재가 드러날 수 밖에 없다는 선생의 생각에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타고난 천성과 관념적인 지식이 아닌 주어진 처지에 의해서 인간을 바라보는 선생의 시각은 20세기 물결치듯 밀려온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우리가 어디로 다시 나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진지한 성찰을 제시해 준다.
냉철한 머리보다는 따뜻한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고, 따뜻한 마음 보다는 발로서 나아가는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는 선생의 사상은
존재론으로 강철의 논리로 점철되어지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따뜻한 인간적 목표와 지향점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하얗게 가늘어진 허약한 관념론을 벗어나 서로가 연대하고 연합하는 관계론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 현 우리사회에서
얼마나 필요하며 어려운가를 생각해 본다.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지남철은 자기에게 지니어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며,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서 좋다. 만약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 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윗 글은 선생의 사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을 치열하게 알려주는 글이다. 가슴에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