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이란 단어가 어느 새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자리잡은 지도 오래다. 특히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은 불평등 연구에 있어서 획기적인 저작 중 하나로서, 불평등이 어떻게 고착되고, 상위 1%와 나머지의 격차가 어떻게 점점 더 벌어지는지에 대한 이론적 실증적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불평등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피케티의 저작과 여타 불평등에 관한 저작들이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주로 상위 1% 계층에 대한 것이다. 리처드 리브스의 20VS80의 사회가 이들 저작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상위 1%가 아닌 상위 20%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저자는 우리가 흔히 중상류층 정도라고 묘사할 수 있는 계급 구성원들이 어떻게 자신의 현재 속해있는 계급 위치를 공고히 하고 그것을 자신의 후손들에게 물려줄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부의 불평등의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출신으로서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저자의 특성 상 책의 예시는 주로 영미권의 사례들이다. 하지만 책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우리 사회에도 일견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금수저는 아니지만 은수저 정도로는 불릴 수 있는 이들이 계층의 사다리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부동산과 교육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은 책에 나온 모습과 다를바가 없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들 계층이 자신이 내놓은 것을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또한 다양한 계층이 공존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계층의 구성원들이 서로 어울리고 서로간의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