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모순적인 제목에 끌렸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냉정'과 '이타주의자'가 왜 서로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했을까 싶기도 하다. 본문에서도 나와 있듯 우리의 이타적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정말 실질적으로 남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마음만 앞서서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내가 생각해온, 도움을 줄 수 있겠지 하며 했던 행동들이 어쩌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됐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충격이었다. 학생 때를 생각해보면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 생활기록부에 올리기 위해 여러 단체에 가서 봉사를 했었었다.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주는 기관에 방문하여 활동을 하면,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정말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없었다. 학생들은 봉사시간을 채워야 하고, 그런 단체들에서는 없는 일도 만들어내서 학생들에게 하라고 시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나의 봉사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런 적은 없었을 것 같다. 그리고 연말만 되면 보여주기식으로 나오는 물건 기부활동이나 연탄배달 봉사 등이 과연 정말 그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는 것이다. 도움은 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실질적으로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이런 생각이 있었음에도 책의 내용은 적잖게 충격을 주었다. 무조건적으로 열정 있고 냉정하지 않은 게 이타주의를 대변하는 단어는 아니었던 것이다. 본문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은 무분별한 선행이 무익할 때가 많다는 말과 함께 나온 사례들이었다. 내가 가진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세상에 도움을 주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