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작가의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 작가의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 없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읽어보기로 했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는 짧은 소설 모음집이다. 그리고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을 법한 아주 보통의 이야기들을 그려낸다. 아무런 특별함이 없는, 어쩌면 나의 하루 같기도 한 이야기들과 당장 내 주변에서 살아움직일 것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다. 나는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이야기는 싫어하는 편이다. sf 장르를 좋아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종류의 소재를 좋아한다. 현실에 녹아들어 언젠가는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게 재밌는 이야기라면 더더욱 좋아하게 된다. 마치 누구에게나 인기 있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친구보다 평범하지만 재밌는 친구가 더 좋은 것처럼.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안의 이야기들은 사실 조금은 싱거운 편이다. 슴슴하고 담백한 게 간하지 않은 것만 같다. 하지만 날것이다. 이어폰을 가지고 오지 않아 아무런 생각이나 해야 하는 퇴근길에 툭 하고 튀어나왔던 생각들 같다. 본문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지하철의 빈공간들이 어떻게 지상의 압력을 견디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 빈 공간이 견디는것이 아니라 지상이 빈공간을 견디는 것이기도 했다." 나는 이 말이 너무 좋았다. 세상의 수 많은 사람들과 수 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너를 견디는 줄 알았는데, 그건 동시에 네가 나를 견디는 일이기도 했다라고 내 눈에는 그렇게 읽혔다. 결국 세상에는 혼자 견디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이야기들과 실제로 내가 생각했던, 하지만 형체를 만들지 못 했던 말들이 소설에 묻어난 것 같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