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의 유럽도시기행2는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럽도시기행1이 아테네, 로마, 아스참불, 파리 등 유럽의 서쪽 도시 이야기라면 유럽도시기행2는 아무래도 조금 동유럽에 있는 도시들에 관한 방문기이다.
유럽도시기행1이 내게 흥미를 끈 이유가 그래도 나도 한번씩 방문했던 도시였기 때문이었는데 유럽도시기행2도 드레스덴을 제외하고는 한번씩 방문했던 도시라서 재미있었다. 유럽에 방문했던 도시가 많지 않은데 유럽도시기행3가 나온다면 아무래도 대부분은 방문하지 않았던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서문을 보면 다음 방문도시는 이베리아 반도의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리스본, 포르투가 될 것 같다. 마드리는 방문한지 20년이 지났고 다른 다른 도시들은 아직 방문하지 못한 도시이다. 언젠가는 꼭 방문하고 싶다. 작가가 서문에서 이야기 한대로 유럽도시기행1이 출간되고 나서 제법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 코로나가 유행한 탓에 2의 출간이 예상보다 많이 늦어졌다. 2권의 중심은 빈이다. 문화 예술에 한정할 경우 빈은 파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수순이 높고 가진 것이 많은 도시이다. 오랜 세월 힙스부르크 제국의 수도였고 19세기 후반 짧은 기간에 낡은 중세도시에서 벗어나 유럽의 첫손 꼽는 문화 예술도시로 도약했으며 '비엔나커피'에서 모차르트 음악까지 다양한 매력으로 사람을 끌어 들인다. 특히 음악과 미술을 사랑하는 여행자는 빈을 빠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부다페스트와 프라하는 합스부르크제국의 영향권에 있었던 만큼 정치, 경제, 문화, 역사 등 모든 면에서 빈과 깊이 엮여 있다. 하지만 도시 공간의 구조와 문화적 분위기는 크게 다르다. 빈이 지체 높은 귀족이라면 부다페스트는 모진 고생을 했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평민 같았고 프라하는 걱정없이 살아나는 명랑소년을 보는 기분이다. 독일의 드레스덴은 예상치 못한 도시였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드레스덴 구상을 밝힌 곳으로 동서독 분단과 남북한 분단이 묘하게 클로즈없 되는 되는 도시이다. 작가는 드레스덴에서 온몸이 부서지는 사고를 당해 혼수상테에 빠졌다가 겨우 깨어나 재활중인 중년 남자의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1권은 아무래도 유럽의 도시도시이고 유적이 많은 도시라서 건물 등 문화가 중심이었다면 2권은 해당 도시의 인물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오히려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웠다. 1권 표지에는 네 도시의 대표 건물을 내세웠다. 유럽의 역사를 바꾸었던 그 도시들에는 문명사의 한 시대를 증언하는 점이 있었다. 하지만 2권의 도시에는 그런것이 없었다. 그보다는 도시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과 행적을 각인한 사람의 모습이 더 크고 뚜렷하게 보였다. 빈은 시씨 황후, 부다페스트는 언드라시 백작, 프라하는 종교개혁가 얀 후스를 표지 모델로 내세웠다. 아무래도 드레스덴은 딱히 내세울 대표인물을 정하기 어려웠는지, 랜드마크 1번에 해당하는 성모교회를 선택한것이 특징이다. 그 사람들의 삶과 성취, 성모교회의 죽음과 부활은 파르테논, 콜로세움, 아야소피아, 에펠탑 못지 않은 여운을 남긴다. 1권에서 작가는 도시의 건축물, 박물관, 미술관, 길, 광장, 공원을 텍스트로 간주하고 그것을 해석하느 데 필요한 콘텍스트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도시는 콘텍스트를 아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주고 그 말을 알아듣는 여행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깊고 풍부한 감정을 느낄수 있다. 아쉬운 점은 건출물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거기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훔쳐볼 기회가 없다는 것이 었다. 하지만 평범한 한국인 단기 여행자가 짧은 시간에 건축물과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섭렵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는지 모른다. 콘텍스트를 이야기 하려면 텍스트를 먼저 제시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한 도시의 왕궁, 성당, 교회, 박물관, 거리, 광장은 복잡하게 얽힌 입체여서 글로 보여주기 어렵다. 그 도시들을 가본 적이 있는 독자가 더 적극적이고 우호적일 밖에 없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텍스트를 보지 않은 사람은 콘텍스트의 가치를 알기 어렵다. 그러니 번거롭더라도 도시의사진이나 동영상을 검색하면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