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의 이름을 읽고
이 책은 문과생인 나에게는 굉장이 생소한 책이다. 그래도, 내가 대학시험볼때까지만해도 과학과목을 1,2로 나누어 문과생은 최소한 무조건 모든 과학과목의 1은 다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 중 한과목은 대학시험에서 선택해야 했다. 나는 대학시험에서 화학을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등학교 1학년때 나는 이미 문과를 진학하기로 마음 먹은 상태로 과학을 깊게 쳐다 보지 않았다. 수학을 잘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원래 공군사관학교를 가고 싶었는데 눈의 적록색약으로 판정되어 더 이상 이과에 흥미를 잃었다. 내가 공군사관학굘ㄹ 가고 싶었던 이유는 당시 탑건이 개봉되어 창공을 나르는 멋진 비행기에 매료되어서이다. 이후 나는 꿈을 바꾸어 비행기를 타는 외교관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문과를 선택했다.
그럼 왜 화학이냐고 ? 같은반 맨앞자리에 앉은 친구가 화학수업 둘째 시간에 원소주기율표를 칠판옆에 붙여놓고 선생님 질문에 태연히 일어나 그 주기율표를 보고 완벽한 답을 했다. 그때 질문한 선생이나 다른 학생들의 놀란 표정은 압권이었다. 그때 갑자기 화학이 재미있어졌다. 그 친구와도 친하게 지낸것도 이유지만.이런 단순한 이유로 화학을 선택했다. 물론 다른 과목이 너무 재미없게 가르쳤다. 시골학교에서 멀 바랄까. 최소한 요즘 유튜브에 나오는 수준의 강의였다면 난 지금 과학자가 됐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똘망하게 답변한 친구는 결국 서울대 화학과를 갔고, 지금 화학관련 업종에서 잘 산다.
화학원소 이름과 관련한 책을 소개하는 서론이 너무 길었다. 하지만, 왜 내가 이 책을 고른지 충분히 설명된 것 같다. 그럼 이제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
사실 화학 원소기호의 성질이나 특징을 고찰하는 서적은 많지만 어원을 파헤치는 책은 거의, 아니 전혀 없다. 그래서, 이 책은 캠브리지대학교 세인트캐서린스 칼리지에서 화학을 전공한 피터월터스가 지었지만 전공서적이 아닌 일반서적으로 분류되어 출간되었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으로 시간이 많이 흐른후 출간되었다. 왜 이런 책이 나왔을까 ? 저자는 어릴때부터 화학 원소기호에 관심이 많았고 그러한 호기심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의 교류나 연구를 통한 도움으로 해소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원소의 근원을 유럽의 다양한 문화나 역사에서 찾고 있다.
그럼 원소 기호는 어떻게 이름이 붙어진 것일까 ?
가장 초기에 인류는 그리스신화와 이를 승계한 로마신화에서 답을 찾았다. 그리고, 고대부터 가장 이상적인 숫자라고 칭송받던 7에서부터 원소기호를 시작했다.
우선 일곱 천체는 일주일의 각 요일과 고대 신화에 나오는 신들과 연관 지어졌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태양과 달로 부터, 수요일은 화성(전쟁의신 마르스로부터 유래), 목요일은 목성(로마신화의 주피터, 그리스신화의 제우스에서 유래), 금요일은 금성(사랑의 신인 비너스로 그리스신화에서는 아프로디테), 토요일은 토성(로마신화의 사투르누스, 그리스 신화의 크로노스)로 부터 찾았다. 이후 그들은 원소는 씨앗과 같은 존재로 이를 근원으로 하여 많은 물질들이 창조된다는 생각에 태양계와 그때까지 알려진 7가지 금속(금, 은, 구리, 철, 주석, 납, 수은)을 연관시켰다.
금은 태양과 연관 시켰다. 이는 어떤 물질과도 반응하지 않으며 언제나 찬란한 광채를 영원히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후 많은 연구에 의해 연관성은 사라졌지만, 대신 태양에서 발견된 물질ㅇ인 헬륨이 이를 승계하였다. 헬륨은 태양을 의미하는 그리스신화의 헬리오스에서부터 유래하였다. 은은 달과 연관시켰다. 은이 완벽한 금속이지만 금보다는 덜하므로 달과 연관되었다. 또한 은이 뇌질환 치료에 훌륭한 효과를 보여 Luna라고 불렸는데 오늘날 미치광이(lunatic)라는 단어에서 그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은의 화학기호(Ag)는 라틴어인 아르겐튬에서 유래했는데 아르헨티나의 국명도 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수은은 수성과 연관된다. 수성이 태양에 가까워 아주 빠르게 공전하는 것처럼 상온에서 액체 상태에 있으며 -39도 이하가 되야 고체로 변하여 성질이 빠르므로 로마신화에서 그리스신화의 헤르메스격인 메르쿠리오스로 불렸고 영어로 mercury로 불렸다. 철은 화성과 연관되었다. 화성이 붉은 모습이 철을 만들기 위한 제련과정과 비슷한 연상작용을 일으켜서이다.
이와 같이 원소는 서구 역사와 신화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다수의 원소가 발견됨에 따라,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과 국제순수응용물리학엽합의 합동실무위원회가 먼저 증거를 검토하면서 해당 원소의 원자가 실제로 만들어졌다는 사실과 그것을 누가 맨 처음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발견당사자간에 이름에 합의를 하면 합동실무위원회에서 타당성을 검토하고 이를 승인한다. 이과정은 길게는 몇년이 걸리는 지루한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