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여행을 안간지 3년이 되어간다. 2020년 동유럽을 여행가려고 예약했다가 취소하고나니 먼가 상실감이 들었다. 유시민 작가의 도서 중에 여행관련 도서를 접하고 내가 가봤던 장소와 못가봤던 장소에 대해 읽고 있자니 생동감이 드는 것 같다.
로마와 파리는 남편와 2018년 5월에 다녀왔다. 로마는 정말 박물관에 온 것 같았다.
장화 모양의 나라여서인가...모든게 멋지다. 저자의 생각은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나폴리를 비롯해 이탈리아에는 맘을 끄는 도시가 많다. 하지만 로마를 대신할 도시는 없다고 한다.
무엇이 특별한가? 예술적 기술적 수준이 높고 규모가 큰 고대 유적이 유럽의 어떤 도시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많다. 그리고 세상에 하나뿐인 바티칸 교황청 덕분에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과 예술품을 품고 있다. 트레비분수와 스페인계단은 영화를 통해 알게된 곳이다. 오드리햅번의 모습을 떠올리며 스페인계단 그자리를 찾아가 인증샷도 찍었다. 동전도 던져야 소원이 이루어진다니 ...
2017년 5월 파리에 다녀왔었다. 노트르담성당을 다녀왔었는데 2년 후인가 뉴스에 노트르담 성당이 불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깜짝 놀랐다. 사실 그떄도 노트르담성당은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곳곳을 다 둘러보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불이나다니 안타까웠다. 그래도 1조원이라는 성금이 모금되어 복구할 수 있다니 놀랍기도하다.
루브르박물관은 들어가도 들어가지않아도 후회할 박물관이라는 말이 공감이 된다.
너무나 많은 작품에 여행객들이 하루 이틀 구경해서는 다 볼수없기에 말이다.
거기다가 모나리자 등 유명한 그림은 줄을 서고 보기도 어려웠던 기억이 들었다.
200개가 넘는 전시실에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유물부터 왕가의 보물, 중세와 근대 유럽의 유명한 조각과 그림까지 무려 40만점이나 되는 예술품을 보유한 이 박물관을 어찌 겉만 보고 지나친단 말인가...
그러나 루브르를 지배하는 것은 작품의 아름다움과 예술가의 열정도 있겠지만, 인간의 탐욕과 권력의 횡포, 집단적 허영심이다.
전시품도 중세와 근대의 작품중에는 왕가의 수집품이 적지않고 남의 나라의 고대 유물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약탈해 온게 대부분이다.
특히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중요 유물은 나폴레옹 군대가 이 지역을 침략했을때 가져온것이라고 한다.
서쪽 광장 앞 유리 피라미드가 생각이 안다. 소설 다빈치코드에도 이 장소가 나왔었는데 독특하다는 느낌이었다.
옛 궁전과 어울리지 않는 강철과 유리로 피라미드를 그것도 중국계 미국인 이오밍페이가 디자인한 작품을 박물관의 표식으로 맞아들인 프랑스 정부와 시민들의 진취적 태도와 예술적 안목은 분명 남다르다. 이것이 파리를 여느 도시와는 다르게 만들었다.
터키의 이스탄불은 멋진 도시다.
오랜 세월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누렸던 이 도시는 20세기에 터키공화국의 영토가 된 후 국제도시의 면모를 잃고말았다.
고대 그리스, 로마제국, 비잔틴제국의 역사와 문화는 실종되었고, 그떄 만든 몇몇 건축물만 박제당한 공룡처럼 덩그러니 남아있다.
터키공화국의 수도는 동쪽의 아시아 내륙에 있는 앙카라이지만 경제, 문화, 역사, 관광의 중심은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을 껴안고 있다.
이스탄불에서 아야소피아는 단연 독보적인 건출물이다. 그러나 박물관은 박물관이 아니었다.
이름만 박물관일뿐 특별한 전시품이 없었다. 붉은 기운을 은은하게 내뿜는 아야소피아 외관은 웬만한 궁전보다 화려했다.
이스탄불 관광의 꽃이라는 보스포루스해협의 유람선을 빠뜨릴 수 없다.
이곳은 원래 육지의 협곡이었지만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했을때 바닷물이 흐르는 해협으로 바뀌었다.
유람선에서 가까운 곳에 시선을 두면 해협의 물, 크고작은 요트, 연이어 모습을 드러내는 궁전, 부촌의 저택, 카페의 차양, 푸르른 나무와 숲을 보게된다. 이스탄불은 포도송이처럼 생긴 거대 도시였다.
보스포루스해협에 수많은 부도심이 포도알처럼 끝도없이 매달려있다.
구시가는 제일 굵은 포도알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해협 가까운 곳에는 부자들이 살고, 먼 언덕에는 서민들이 산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