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다가오자 우리 세대의 최대 화두가 '건강한 노후맞기'에 모아지면서 부쩍 건강관련 책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실제로 독서통신연수를 통해 건강관련 책들도 많이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이 책은 '노화를 되돌리고 건강하게 장수할 과학적 비법을 얻게 될 것이라는 뇌과학자 정재승 강력 추천'이라는 표지의 선전문구에 이끌리어 선택한 책이다. 뉴욕타임즈, 아마존 베스트셀러, 타임지가 선정 '세계 최고 인물 100인', 네이처, 더 다임즈 강력 추천 등... 이 책을 추천하고 칭찬하는 평들은 차고도 넘친다. 그러기에 책을 받자마자 주저없이 읽어나갔지만, 저자의 많은 개인적 일화와 폭 넓은 연구 사례의 홍수 속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정확하게 캐치할 수 없었다. 그러나 '노화는 질병의 일종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저자의 일관된 논조는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로부터 인간의 노화와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하는 동기가 되어 주었다.
우리 대다수는 100세 시대를 강조하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그러한 우리의 미래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재앙으로 변하지 않을까 염려하며 노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의 부모님 이전의 세대들의 마지막 수십 년이 결코 아름답지 않았음을 익히 보아왔기 때문이다. 정년퇴직 이후 확실한 노후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점진적인 건강악화와 활동성의 저하를 경험하면서 산소호흡기와 온갖 약물, 고관절 골절, 크로 작은 수술과 이로 인한 후유증 및 엄청난 의료비 지출 등으로 우리는 천천히 죽어간다. 심지어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일수록 노년의 생명을 연장하느냐고 인생의 마지막을 힘겹게 질병에 시달리다가 불행하게 삶을 마감하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한다. 이러한 과정이 우리리 인간에게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며, 노화는 '불가피한 것,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생각이 틀렸다면 어떨까? 전혀 그렇게 될 필요없이 더 젊게 오래 살 수 있다면, 노화를 걱정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노화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질병'이며, 이러한 질병은 치료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극히 상식적인 위와 같은 사고방식에 종지부를 찍고 새롭게 우리의 삶을 바라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은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이자 노화와 장수분야 세계 최고의 권리자인 저자가 이러한 놀랍고 충격적인 발견에 이르기까지 25년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하버드 및 전세계 연구실과 관련 연구자들이 지금까지 거두어 온 연구성과를 종합적으로 집대성하여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태초의 생명체가 변화무쌍한 지구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추었던, 그리하여 진화과정에서 오늘날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에게 발전된 판본으로 유전되어 온 '생존회로'가 노화의 근본원인임을 밝혀낸다. 저자는 이를 후성유전자 정보상실, 즉 노화의 정보이론으로 정리해 냄으로써 '삶이 끝나야 한다고 말하는 법칙은 없다, 생명의 상한은 없다'는 전혀 새로운 도전과 통찰을 우리 앞에 제시한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우리가 아는 것(과거)에서는 노화가 왜 진화했는지를 새로운 관점에서 제시하면서 '노화의 정보이론'을 체계화하고, 노화를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질병이라고 보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부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현재)에서는 노화를 늦추고 멈추거나 되돌릴 수 있는, 그리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노화란 것을 끝장낼 수 있는 조치들과 개발중인 새로운 치료법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3부 우리가 가고 있는 곳(미래)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행돌들이 빚어낼 수 있는 여러 미래의 현상들을 인정하면서 우리가 손꼽아 기다리는 질병이나 장애없이 살아가는 '건강수명'을 늘림으로 장수할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단지 고통스러운 목숨의 연장이 아니라, 아무런 질병과 장애없이 더 젊고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게 사는 건강수명의 획기적 연장이 가능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인다. 항노화제와 장수약, 건강수명 물질에서부터 노화예방 백신, 세포 재프로그래밍과 맞춤 장기생산, 생체표지추적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개선법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습관과 최첨단 과학 의료기술을 망라하는 경이롭고 획기적인 장수의 비법들을 보여준다. 인간의 수명뿐 아니라 삶과 죽음, 생명을 대하는 관점, 나아가 인간과 모든 생물을 규정하는 패러다임 자체를 뿌리째 뒤집어 버리는 새로운 진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향후 우리가 누려야 할 인생 100세 시대는 고통을 수반하는 비인간적인 노후가 아니라, 계속해서 일하고, 계속해서 위험에 도전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설정하는 희망적인 장수의 삶이라는 것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