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경제신문을 보거나 뉴스를 들을 때마다 생각했던 것은, 정보인 것은 알겠는데 과연 내 생활과 얼마나 연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환율이나 금리야 당장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만 미국의 경기변동, 고용지수, 부동산 지수 등이 딱히 내 삶과 직결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내 삶과 이렇게 연결시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간 은행원이라는 허울 뿐, 경제와 시장이 정말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속속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3장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즉 시장흐름을 읽어야 최적의 매수 타이밍을 알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나무부터 보지말고 숲부터 보라는 팁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해외 선진국과 한국 부동산 경기를 먼저 보야 하는데 필자에 따르면 실수요나 투자 수요만이 부동산 시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OECD국과 우리의 부동산 동향이 유사한데,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제공하는 경제지표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4월 사이 경기침체기 이후 집값상승이 급격히 가팔라 졌고이는 코로나19로 풀린 유동성이 대거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다는 것과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승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동성과 관련된 정책, 저금리 기조, 신규주택 공급량의 변화가 내 삶과 바짝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확연히 보인다. 경제지표와 관련된 것으로 필자는 국내의 경우 인구수를 눈여겨 볼 것을 제시했는데 이것도 상당히 인사적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인구가 많은 상위 도시들을 먼저 투자처로 선택하고 인구는 적지만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은 하위 시를 택하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부동산 시장과 얼마나 직접 연관되어 있는지를 설명하였는데, 이는 내가 업무에 경제지표들을 활용할 방안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내용이었다.
이 책에서 또하나 인상깊었던 부분은 저자의 인생관이었다. 나의 경우 사실 부동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방송이나 신문에서 유명 인사들이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았다는 기사에 시도도 해보지 않고 자금력이 없어 나는 하지 못한다는 패배의식에만 젖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더 열악한 상황에서도 움직여보고 발품을 팔아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자신의 방법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투자노하우도 박수를 받아 마땅하지만 저자의 상황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불굴의 자세가 가장 추앙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헤어날 방법은 반드시 있는 것이고 실망하지 않는 자만이 이를 헤쳐나갈 뿐만 아니라 시련에서 오히려 결실을 얻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특히 저자는 자신의 투자물건들의 매수방법, 그리고 이를 어떻게 운용했는지 그리고 다른 물건으로 어떻게 갈아탔는지를 아주 소상이 밝혀놓았는데, 이 모든 내용들이 정밀한 데이타 분석을 통한 시장읽기가 선행되어서 가능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무자본 투자로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향후로도 전세나 매매가가 꾸준히 올라야만 수익거양 뿐만 아니라 비용이 들지 않으므로 이는 투자에 있어 가장 필수적 요소라고 밝히고 있다. 아마도 저자가 세세하게 노하우를 밝히는데 주저하지 않은 것은 다 알려준다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따라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저변에 깔려 있음이 분명하다. 유명 쉐프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거침업시 공개하는 것과 결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알려준다 하더라도 실로 이렇게까지 상세히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대출없이 0원으로 투자하지 않는다면 좀더 여유가 있으니 얼마든지 해봄직 하지 않겠냐는 저자의 설명이 들리는 것 같은 건 나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점에서 좀 더 독자들은 용기가 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저자가 10년투자로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투자처를 물색하는데 게으르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금요일 저녁이면 지금도 인터넷이나 앱검색으로 투자처들을 전국적으로 물색해 보고 주말에는 임장을 나가 그 내용들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이제 회사를 그만두고 전문 부동산 전업투자자로 나선 그로서는 당연한 것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을 수 있겠으나 파이어족이다 조기퇴직 같은 말들이 트렌드를 형성하는 요즘에 과연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는 것이 어떤 이미가 있겠는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다. 실용서이기는 하지만 좀 더 생각할 여지를 남겨준 책이어서 더욱 인상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