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74년 생인 내가 어릴때의 일본은 엄청난 위력을 가진 나려였고, 우리는 절대 그들을 넘볼수 없는, 그런 정도의 격차를 가진 나라였다. 일본인들은 질서를 잘 지킨다, 남에게 절대 폐를 끼치지 않는다, 예절이 밝다. 등등의 극찬 일색이었고, 우리는 그런 그들에 대해서 항상 존중하고 동경하고 배워야 하는 대상이었다. 일본에 여행을 갔다오면 코끼리 보온밥통을 사왔으며, 그것에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사람들을 동경어린 눈으로 쳐다보면서 자란 세대이다. 그런 일본이 요즘은 너무 하찮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맞아, 그렇지, 라고 너무나 공감하며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지금도 일정 나이가 넘은 세대에겐, 또한 특정 정치세력에게 일본은 여전히 80년대 위상을 가진 나라라고 인식이 되는것 같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하여 전 산업 부문에 대한 보고서를 쓴적이 있었다. 나는 2차전지 분야를 담당하였는데, 이미 2차 전지는 일본이 우리에게 댈 수준의 기술력도 없었기에 그들이 무엇을 규제한다고 해도 별 타격이 없는 상황이었고, 나는 그렇게 기술하였다. 주로 선배들이 나에게, 일본이 규제를 하는데 우리가 타격이 없을리가 있느냐, 일본의 부품소재 산업이 얼마나 엄청난데 그럴수가 있느냐는 질문이 너무나 많았다. 실제 그들이 수출규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라인이 멎었다는 뉴스는 전혀 없다. 오히려 단기간내에 소부장 국산화를 통해 국산화 진행이 신속히 이루어졌다는 기사들을 볼수가 있었다. 특정 언론들도 이런 류의 기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 대대적인 보도는 전혀 없었고, 단지 그들의 수츌규제가 별로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느끼는 것은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이 멎지 않았다는 사실로 유추해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미 일본의 제조업은 많이 망가진 듯 하다. 우리나라가 일본 관광을 가지않게 되자 일본의 여러 도시들이 마비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수가 있었고, 실제로 그들은 여행을 가지 않는 우리나라를 비난하고 있었다. 내가 대학생떄에도 일본의 워크맨을 모두 하나씩 가지고 있었고, 철제로 된 아이오와나 소니의 워크맨은 정말 너무나 잘만든 제품으로 인식되며 일본이라는 나라의 브랜드를 높이는 대표적 상품이었다. 그리고 일본가수들의 노래와 옷 모양새 등등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는 그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으나, 언젠가부터 그들이 촌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일본은 없다, 라는 책을 읽은 후로부터 10년이 지난뒤부터 느꼈으니 책의 영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활하면서 느끼게 되었다. 일본의 젊은 층들은 유토리 세대와 사토리 세대가 있는데 참으로 흥미로운 세대이다. 그들은 일본의 부유함을 느끼지 못하며 자랐고, 한국의 처량함을 보지 못하고 자랐기에, 한일의 역사에 대한 큰 관심도 갈등도 없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그런 세대이다. 한국의 문화를 많이 접하고 동경하기도 하며 자란 세대. 이들이 자라 향후 한일관계는 과거처람 큰 갈등이 있지는 않을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세대들이 희망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자토이지. 모든것을 포기하고 그냥 살아가는 희안한 세대. 역동성이 없는 저 세대는 그 나라의 미래에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은 자명하다. 그렇게 만든 것은 일본의 역사인식과 정치문화가 그 원인이겠지. 일본은 여야 정당이 바뀐적이 없는, 그야말로 고인물 정치이다. 암살당한 아베가 몇번을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하고 물러나고 또 나오고. 세상에, 정치를 세습으로 한다는 것이 얼무나 후진적인 것이고, 그 정치가 일상을 지배하다보니 저리 암울한, 과거의 찬란함이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지금도 투표를 한자 이름으로 기재한다는 것이 헛웃음을 나게할뿐이다. 우리나라도 타산지석 삼아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펀쿨섹좌라고 한국에서도 불리는 그런 이들이 정치지도자가 되어 법을 정하고 미래를 설계한다고 생각해보라. 염문설이나 뿌리는 협잡꾼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 정치를 조상에게 물려받아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는 사실이, 향후에도 일본의 미래는 없겠구나, 라고 느끼게 만든다. 힘내자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