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쾌락과 고통에 대한 책이다. 넓게 봤을 때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이 자신 그리고 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 강박적으로 소비 및 활용하는 것으로 정의 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 본인이 상담했던 사람들과의 대화 형식으로 글을 풀어 나가고 있는데 중간 부분 쯤 가면 본인 또한 로맨스 소설에 중독되었던 일화 및 본인의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도 풀어 놓고 있다. 중간 중간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어 적어보려한다. 뇌의 주요 기능성 세포는 뉴런이라고 불린다. 뉴런은 시냅스에서 전기 신호와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 많지만 여기에서는 도파민에 초점을 맞추겠다. 도파민은 인간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1957년에 처음 발견 되었다. 도파민은 보상 과정에 관혀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자들 대부분은 도파민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동의한다.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 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신경과학자들은 도파민의 발견과 더불어,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의 매커니즘을 통해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쉽게 말해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처럼 작동한다. 우리의 뇌에 저울이 있다고 가정해보면 도파민의 우리의 보상 경로에 분비되고 저울은 쾌락 쪽으로 기울어진다. 하지만 저울이 쾌락쪽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저울을 다시 수평 상태로 돌리려는 강력한 자기 조정 매커니즘이 작동한다. 다시 말해 항상성을 대변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음 쾌락 쪽으로 기울었던 저울이 반작용으로 수평이 되고나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쾌락으로 얻은 만큼 무게가 반대쪽으로 실려 저울이 고통쪽으로 기울어 지게 된다. 즉,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는데 그 대가란 자극과 반대되는 가치를 갖는 이후 반응이다. 그러니까 옛말처럼 올라가는 건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는 뜻이다. 쾌락이후에 찾아오는 갈망은 누구나 겪는 경험이다. 어떤 쾌락 자극에 동일하게 혹은 비슷하게 반복해서 노출되면, 초기의 쾌락편향은 갈수록 약해지고 짧아진다. 반면 이후 반응, 즉 고통 쪽으로 나타나는 반응은 갈수록 강하고 길어진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신경 적응이라고 부른다. 쾌락을 느끼기 위해 중독 대상을 더 필요로 하거나 같은 자극에도 쾌락을 덜 경험하게 되는 것을 내성이라고 한다. 내성은 중독의 발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우리 뇌에서 벌어지는 쾌락과 고통의 줄다리기는 저울의 원리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은 저마다의 중독 대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쾌락과 고통은 동시에 생길 수 있다. 모두가 수평 저울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니다. 우울감, 불안감, 만성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고통 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에서 출발하는데, 이것은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이 중독에 더 취약한 이유를 설명할지도 모른다. 과학은 모든 쾌락에 대가가 따르고, 거기에 따르는 고통은 그 원인이 된 쾌락보다 더 오래 가며 강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즐거운 자극에 오랫동안 반복해서 노출되면,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감소하고, 쾌락을 경험하는 우리의 기준점은 높아진다. 우리는 순간적이고 영원한 기억을 뇌리에 새기기 때문에 쾌락과 고통의 교훈을 잊으려야 잊을 수 없다. 그러한 기억이 해마에 남아서 평생 가는 것이다. 계통발생적으로 쾌락과 고통을 처리하는 가장 오래된 신경 장치는 진화 과정을 걸치면서 대체로 온전하게 살아남았다. 결핍의 세계에 완벽히 맞춰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쾌락이 없으면 먹거나, 마시거나, 번식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고통이 없으면 상처나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반복적인 쾌락으로 우리의 신경 설정값이 높아지면,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에 절대로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더 많은 것을 바라면서 끝없이 갈등할 것이다. 인강은 궁극적인 추구자다. 쾌락을 쫓고 고통을 피하는 세상의 시험에 너무나 잘 대응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이 세상을 결핍의 공간에서 지나치게 풍족한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어떤 박사는 이를 두고 인간은 열대우림의 선인장입니다 라고 말했다. 건조기후에 살아가는 선인장이 열대우림에 던져진 것처럼 우리는 과도한 도파민에 둘러싸인 환경에 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우리는 더 많은 보상을 얻어야 쾌감을 느끼고 상처가 덜하더라도 고통을 느낀다. 우리가 이런 생태계에서 잘 지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 해답을 중독자들이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에게 강박적 과용을 피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사람은 중독에 가장 취약한 사람, 즉 중독과 싸우는 이들이다. 중독자들의 회복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