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는 공자와 제자 간의 문답이 많다. 또 공자와 위정자의 대화, 공자와 은둔자의 대화, 공자 제자들 사이의 문답, 제자와 위정자의 대화도 실려 있다. 그래서 책 이름에 '답해 말하다'라는 뜻의 '어'를 썼다. 물론 중심이 되는 것은 공자의 말이다. 하편 '논'은 논변이라는 뜻이 아니라 질서 지운다는 뜻의 '윤'과 통한다. 곧 '논어'는 '말씀을 정리한 책'이라는 뜻이며, 공자 어록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논어는 '중국 사상의 원천'이라고 일컬어진다. 현재 공자의 사람된ㅁ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확실한 자료로는 논어가 유일하다. 논어는 공자 사후 제자들이 엮은 기록을 토대로 후대 사람들이 개정한 것이다. 근세의 학자 장학성은 이 책이 전국시대에 이루어졌다고 보았다. 주석서로는 하안의 논어집해와 주희의 논어집주가 가장 영향력이 있다. 우리나라 조선에서는 명나라 때 논어집주를 증보한 논어집주대전을 들여와 표준 교과서로 사용했고, 이 책을 토대로 선조때 논어언해를 엮었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다산 정약용은 논어집해부터 일본 학자의 설까지 참고해 논어고금주라는 새로운 주석서를 편찬했다. 논어를 읽는 것은 자기만의 공자상을 그려내는 일이다. 일생동안 천번을 읽고 글자 하나 틀리지 않게 외운다 해도 공자가 누구인지 스스로 말할 수 없다면, 논어를 공부한 것이 아니다. 공자는 주 와조의 질서를 모범으로 삼아 이상적인 덕치를 실현하고자 했다. 공자는 가족 제도 속에 사회를 구성하는 원리가 있다고 보고, 보편적 도덕의 기초를 인이라는 인간의 본성에서 구했다. 또한 인이 사회에서 구현되려면 사회 규범인 예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공자 사후에 일어난 제자백가 중에서도 맹자와 순자는 인과 예를 근본으로 삼는 유학을 계승해 더욱 발전시켰다. 논어를 읽어보면 공자는 인간 현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선진' 편에서 자로가 죽음에 대해 묻자 공자는 '사람답게 사는 법도 아직 다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말하겠느냐'라고 대답했다. 세상을 피해 살던 은자들과 조우하거나 그들의 비난을 들었을 때도 세상을 잊는 데 과감할 수는 없다고 했다. 1960년대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일어났을 때 공자는 '반도사상가'로 폄하되었다. 확실히 공자에게는 보수적인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공자는 현실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정의가 실현되는 세상을 꿈꾸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더구나 공자는 계층과 신분을 차별하지 않고 학문을 가르쳤다. 공자는 지배자가 서민을 가르치지 않고 죽음으로 내모는 것에 반대했다. 공자는 수많은 제자가 따랐다. 공자는 제자들에 대해 '덕행으로는 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이 있고, 정지에는 염유, 자로가 있으며, 언어에는 재아, 자공이 있고, 문학에는 자유, 자하가 있다. 자장은 편백되고 증자는 노둔하며, 자고는 우직하고 자로는 거친데가 있다. 안연은 여러번 끼니를 굶었다. 자공은 명을 받지 않고 재산을 불렸으며, 억측을 해도 여러번 적중했다.'라고 평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하는 예법과 의식은 사회의 질서와 조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형식만 중시한다면 사회 전체는 활력을 잃게 된다. 공자는 이 점을 경고했다. 공자는 사회가 안정을 유지하려면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 맞는 예법을 잘 지켜야 하며, 특히 위정자와 지식층이 선황 대대로 전하는 예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는 확실히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견지에서 볼 때, 공자의 예 사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의미를 지닌다. 어느시대, 어느사회에서나 일반적으로 승인된 예는 사회 구성원을 조화하게 하고 사회 속 갖가지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그렇기에 각 개인은 사적인 욕망을 넘어 공적 가치에 부합하도록 행동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상은 심경호 교수의 논어 강의에 나오는 총평 중 일부분이다. 나는 금번에 논어 원전을 일독하고, 한번 필사하는 데 그쳤기에 논어의 깊은 뜻에 아직 다가가지는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연하게 알고 있던 공자의 모습을 좀더 구제척을 그려볼 수 있고, 논어라는 책의 대략적인 내용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논어는 옆에 두고 틈나는 대로 반복해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