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3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실크로드 답사기의 마지막편이다. 3편은 죽음의 사막이라 불리는 타클라마칸사막 주변의 오아시스 도시에 대한 답사기이다. 타를라마칸사막 주변에 있었던 수많은 도시들 중에서 실크로드 시대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대표적인 도시 투르판, 카라샤르, 쿠차, 카슈가르, 호탄, 누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곳에 살았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고 재미있게 나열하고 있다. 누란에 대해서는 누란의 역사, 반초의 서역경영, 방황하는 호수 , 잠삼의 호가가, 누란을 발굴하여 세계에 알린 스벤 헤딘과 오렐스탄인, 누란의 마녀 미라, 그리고 가본적도 없었을 나라에 대한 시를 지은 김춘수의 서풍부를 설명하고 있다. 실크로드의 최대 요충지 투르판에 대해서는 하마시, 선선현의 유래, 쿰타크사막, 폐허의 미학을 느끼게 하는 교하고성, 서유기에 나오는 화염산, 고창고성, 고창고성에서의 현장법사, 19세기 제국시대의 독일의 중앙아시아 탐험대, 아스타나 고분군, 고구려의 후에 고요장군 묘지,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 중앙아시실에 있는 실크로드 유물, 위구르의 역사, 베제클리크석굴과 운명적인 벽화, 토욕구 마자촌, 소공탑, 인공수도 카레즈 등 3편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답사기를 쓰고 있다. 쿠차에 있어서는 천산산맥, 구자국의 내력과 역사, 한나라 봉수대, 키질기하의 전설, 위대한 번역승 쿠라마지바의 일생, 키질석굴, 한락연, 쿠차의 아단지모, 천산신비대협곡, 아예석굴, 쿰투자석굴, 수바시 불사유지, 폐사지의 서정, 수바시 출토 사리함, 불교국가 시절 쿠차, 고선지 장군, 쿠차의 위구르화와 쿠차대사, 쿠차왕부와 오늘의 추카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투르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지면을 할애 하고 있다. 호탄은 호탄옥, 이슬람의 호판 파괴, 요크칸 유적지, 단단월릭, 라와크 불교사원 유적지, 비사문천 신화에 대하여 설명한다. 카슈카르에 대해서는 곤륜산 요지연도, 예청, 야르칸드의 아마니시한 왕비, 카슈가르의 역사, 향비묘, 아이타가르 청진사, 파미르고원의 검은 호수에 대한 답사기를 기록하고 있다. 읽고 있으면 그 여정에 푹 빠져 마침 현장에 있는 듯하다. 이것이 글쓴이의 능력일 것이다. 그 옛날 타클라마칸사막 주변의 수많은 도시들의 명멸. 누란같이 아예 사라진 도시가 있는 가 하면, 오늘날까지도 도시는 남아 있으나 화려한 도시국가 문화를 꽃 피웠던 그 때 그 당시의 민족이 그 때 그 당시의 역사와 문화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종교도 바뀌고, 민족도 바뀐고, 언어도 바뀐 오늘날 너무나 큰 역사적 단절감과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애잔함을 제 3자의 입장에서는 보게 된다. 한편으로 중국이라는 크나 큰 블랙홀의 주변에 머물면서 이 거대한 블랙홀에 빠져들지 않고 수천년 동안 우리의 땅과, 우리의 말과 우리의 DNA를 이어온 대한민국이라는 존재의 위대성을 상대적으로 실감하게 된다. 타클라마칸사막 주변 도시국가들이 역사와 문화는 그대로만의 역사와 문화가 아니라 중국을 거쳐 우리에게로 까지 이어져 왔기에 우리 역사와 문화의 원류의 한 줄기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크로드 이야기는 오늘의 우리의 역사와 문화의 한 부분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마치 중국에서 시작된 석전대전이 중국에서는 사라졌지만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이어져 오는 것과 마찬가지 일 것이다. 유홍준은 서문 마지막에 다름과 같은 말로 끝맺음을 하고 있다. "이제 나는 잠시 답사기를 멈추고 나의 전공인 한국미술사로 돌아가 그간 미뤄 두었던 작업에 매진하고자 한다. 그리고 다시 답사기로 돌아오게 되면 본격적인 중국 답사를 시작해 먼저 중국의 8대 고도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서안과 낙양으로 떠나고자 한다. 실크로드 답사를 마치고 옛 장안으로 들어간다고 말하자니 그 기분이 마치 서역에서 하서주랑을 통해 중원으로 들어오는 것만 같다. 시각의 변화는 의식의 변화도 동반하는 법이라고 한다. 뭔가 변해도 변했도 변했을 것 같다. 모든 면에서 실크로드 답사는 내 답사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여행이었다. 이제 독자 여러분을 타클라마칸사막의 오아시스 도시로 초대하오니 부디 나의 발길을 따라 멋진 독서여행이 되기 바란다." 나는 그의 말대로 너무나 멋진 독서여행을 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답사기 전무가인 저자 본인이 실크로드 답사가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여행이었다고 고백할 정도이니 독서여행만으로 어찌 만족할 것인가!. 이제부터 실크로드 답사가 나의 가장 큰 서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