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해설과 구어체가 너무 와닿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국사와 세계사책을 뒤적이게 되었는데 괜찮은 책을 보면 '왜 예전 우리 선생님들은 이렇게 가르치지 못했을까?'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담담한 구어체의 역사의 쓸모는 그런 면에서도 너무 좋은 책입니다.
'동학 농민운동은 그야말로 아무개들의 이야기입니다.' 역사책을 보면 대부분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할 수 밖에 없는데 저는 이 구절이 너무 좋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제 친구가 한 말도 오버랩 됩니다. 삼국지를 읽다보면 유명한 장수들이 나오는데, 제 친국는 몇 천명이 죽었다, 몇 백명이 죽었다는 병사들은 누가 기억하냐는 말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한 대 맞은듯 했는데 비슷한 문구를 여기서 보게 되었습니다.
고3 학생을 둔 아빠로서 중고등학생때는 꿈을 탐색하는 시기라는 작가의 말도 참 좋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네요. 학원에 방과후 수업에 꿈은 꾸지도 못하고 있는 우리의 아들 딸들의 아픈 현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 훗날 눈을 감는 순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일생으로 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은 저를 아프게 합니다. 아직도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은하철도 999의 철이가 되어서 영원한 삶을 찾으러 가겠다는 저의 바람을 버리지 않고 있는 저로서는 다소 힘든 부분입니다. 너무도 자명한 명제인데 수이 인정이 되질 않네요. 역사속에 저는 아직 너무 어린 존재인가 봅니다.
백화점에서 돗자리를 팔고 있는 예전 작가의 제자 이야기도 저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당나라 시인 이백의 장진주사에 보면 '하늘이 나를 내심에 분명 소용되는 부분이 있다'라는 구절과도 연결되는 듯 하구요. 제 아이들의 삶에도 계속 자극을 주며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