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비행(Flights of Fancy)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이자 저술가로 과학적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2017년 왕립협회의 '역사상 가장 영감을 주는 과학책'에 그의 대표작인 『이기적 유전자』가 선정된 바 있다.
이 책에서 세계 최고의 지성이자 과학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과 자연이 중력을 넘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법을 어떻게 알아냈는지에 관한 놀라운 연구성과를 일목요연하고 흥미진진한 필체로 전달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여러 다양한 동식물과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발명품들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이 가미된 아름다운 그림이 곁들어 있어 곁에 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되풀이해서 보고싶은 소장의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이 책은 비행을 다룬다. 인간이 지난 수백년에 걸쳐서, 그리고 다른 동물들이 수백만년에 걸쳐서 발견한 중력에 맞서는 온갖 방법들을 살펴본다. 그러면서 비행을 생각할 때 두서없이 저절로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과 개념도 짬짬이 살피고 있다. 이 책에서는 과학적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말 그대로 탈출하지는 않으면서, 중력을 길들일 수 있는 방법들을 살피고 있다. 인간이 기술을 써서, 그리고 다른 동물들이 몸을 써서 단단한 땅에서 날아오르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살피고 있다.
비행은 어디에 좋을까? 생물에게 그 답은 다윈주의적임을 의미한다. 진화적 변화는 모든 생물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방식이다. 그리고 생물에 관한한 '어디에 좋을까?'라는 모든 질문의 해답은 언제나 있으며 예외없이 동일하다. 바로 다윈의 자연 선택, 즉 '적자생존'에 좋다. 다윈주의 세계에서 생존은 번식이라는 목적의 수단을 의미할 뿐이다. 생존이라는 개념은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의 생존이다. 번식을 통해 달성하는 생존은 유전자의 생존이다. 좋은 유전자는 충실한 사본이라는 형태로 여러 세대, 수백만 년까지도 생존한다. 나쁜 유전자는 살아남지 못한다.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할 수 있게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몸을 잘 만드는 유전자가 좋은 유전자다. 최근에 인간 공학자들은 동물과 비슷한 방식으로 나는 방법을 재발견했다. 비행이 어디에 좋은지는 종마다 다르다. 그리하여 진화하는 동안 항공 군비 경쟁이 벌어진다.
진화론의 한 가지 흥미로운 교훈은 바로 타협과 절충이라는 교훈이다. 다윈의 자연선택은 동물의 젊은 시기 법식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면, 늙었을 때의 수명을 주이게 할 수도 있다. 비행은 엄청나게 유용한 능력, 온갖 목적을 달성하기에 유용한 능력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모든 동물이 다 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날 날지 못한다고 알려진 새는 60종이 넘는다. 진화는 사람의 경제처럼 트레이드오프, 즉 타협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선택압' 사이의 트레이드오프의 경우, 각각의 선택압은 진화하는 종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계속 밀어대며, 그 결과 다양한 방향에서 절충이 이루어진다. 조류에게는 가벼울 필요가 있다는 점이 진화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대개 포유류는 아주 가벼워야 한다는 선택압을 받지 않는다.
몸집이 클 수록 비행은 점점 어려워진다. 작다면 비행은 쉽다. 그러나 작아질 수 없으면서도 날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 이륙할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몸집이 크면서도 날아야 한다면, 표면적을 더 높은 비율로 늘려야 한다. 공학자는 날개 하중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이를 수학적으로 표현한다. 동물은 표면적을 넓히기 위해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기존에 있는 것을 땜질해 쓰는 경향이 있다.
동물은 표면적 확장을 이용하여 낙하와 할공을 한다. 할공하는 새는 온난 상승 기류를 이용하여 아주 높이 올라가기도 한다. 동물의 비행은 사람이 만든 기계의 비행보다 더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공기보다 가벼운 비행기구는 인간의 발명품 뿐이다. 진정한 동물 열기구는 없다. 인간 이외의 어떤 동물도 기구와 같은 진정으로 공기보다 가벼운 무언가를 진화시킨 적은 없는 듯하다. 인간 이외의 다른 동물도 무중력을 달성했는가? 벼룩은 레실린에 저장된 근육에너지로 도약하며 1초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무중력을 성취한다.
높은 대기권역으로 올라가면 이른바 공중 부유 생물과 마주친다. 꽃가루, 홀씨, 요정파리 등 많은 생물로 이루어진 혼합 집단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간에 모든 생물은 성공한 조상들로 끊김없이 이어진 계통의 최근 후손이다. 성공한 동물은 부모와 같은 곳에서 살 수도 있지만, 수십 대 이전의 조상과 같은 곳에서 살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중 부유 생물이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식물은 공중을 날지 못하는 대신 다양한 간접적인 방식으로 비행에 상응하는 일을 한다. 식물은 날개를 써서 자신의 DNA를 퍼뜨린다. 그러나 식물의 날개는 곤충, 새, 박쥐에게서 빌린 날개다.
저자는 과학 자체를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영웅적인 비행이라고 여긴다. 비행이 중력으로부터 세 번째 차원으로의 탈출인 것처럼, 과학은 일상생활의 평범함으로부터 나선을 그리면서 상상력이 점차 희박해지는 높이까지 탈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