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는, 일상적인 범주에서 우리 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욱한 상황과 실사례를 통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쉽고 간결한 방식으로 오목조목 설명해준다. 저자 오은영 박사는 한때 장안의 화제였던,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방송에 11년 남짓 출연해 대한민국 부모들이 가장 신뢰하는 최고의 육아 멘토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로서 자신을 찾는 사람 열의 여덟은 '못 참고 욱하는 것'이라고 한다.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서도 문제 핵심의 대부분은 아이나 부모가 참지 못해서 벌어지는 것, 감정을 못 참는 성급한 것에 그 실체가 있었다. 유난히 힘든 육아가 있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며 그 이유를 반드시 찾아야 나와 아이가 살 수 있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려면, 부모가 자녀의 능력이나 노력의 결과와 조건에 관계없이 늘 사랑한다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평균 나이에 비해서 뒤떨어지면 따라잡게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가 일관성이 없고 기준이 없을 때 아이는 힘들고 혼란스럽다.
감정 발달은 후천적이며 보통은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학습된다. 부모가 감정 발달이 잘 되지 못해 감정 조절에 미숙하다면, 아이 또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아이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무딘 아이가 되고 마음이 불편해지면 욱으로 표현되는 게 맞는 줄 안다. 육아의 가장 상위 레벨은, '아이에게 절대 욱해서는 안 된다'. 화에 화로 답하지 않으면, 아이는 더 이상 화를 키우지 않는다. 부모는 공격성을 갖고 있되 공격적이어서는 안 된다. 부모가 공격적이면 아이는 세상이 두렵게 느껴진다. 그 감정은 쉽게 배워지고 한번 표출하면 고치기가 정말 어렵다. 욱은 성급한 마음에서 나오며 상대에 대한 제압의 의미로 기다림과 존중이 없다. 초등학교 때는 얌전하다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욱하는 아이로 돌변하기도 하는데 그때가 되면 부모가 아무리 혼내도 아이를 제어할 수 없다. 스무 번 중에 열아홉 번은 친절한 엄마인데 한 번은 광분한다면, 차라리 그 열아홉 번을 너무 애쓰지 않고, 그 한 번을 안 하는 것이 낫다. 그것이 아이한테는 훨씬 더 이롭다, 애를 쓰는 것보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한 번을 안 하는 것이 낫다. 욱은 감정 조절이 미숙한 상태고 심하면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는 분노조절장애이다.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욱하는 이유는 바로 '원부모와의 문제' 때문이다. 욱의 표출은, 일종의 의존 욕구를 부모에게 받지 못하고 아이에게 요구한 결과다.
아이가 무언가를 요구할 때, 부모가 10분 뒤에야 해결이 가능하다면 그동안 기다리라고 해야 한다. 부모는 무서워서는 안 된다. 도중에 아이를 혼내거나 협박하는 등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계속하면 아이는 같은 10분이라도 참고 기다리는 것을 배울 수 없다. 지침을 내렸다면 일을 다 마친 뒤에 아이의 요구를 들어준 뒤 "기다려 줘서 고마워"라고 칭찬해 준다. 기다림의 경험도 해 보고, 아무리 떼를 써도 소용이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너무 힘들 것 같을 때, 대안을 제시해 주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것이 좋다.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기본적으로 아이는 나와 다른 개체이며 생각이 다르고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균형 잡힌 성장을 해 나갈 수 있다. 아이를 향해 지나친 변덕과 제한은 금물이다. 아이의 눈높이로 제한하고 간단한 규칙을 만들어 따르기 쉽도록 한다. 아주 사소한 것도 자기 마음대로 못하고 일일이 묻는 아이는 자기확신감이나 신뢰감이 굉장히 떨어진다는 증거다. 아이가 해도 되는 일은 아이가 최종 결정자가 될 수 있도록 얘기해서 독립심과 책임감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아이의 극단적인 감정에 대해서 어른이 똑같이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아이의 감정 조절과 행동 지침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놀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즐거운 상호작용이지 멋지게 만든 성과물은 아니다.
아이에게 문제점이 보일 때, 부모가 먼저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부모고 우리 어른들의 자세다. 아이에게는 부모의 보살핌과 사랑이 생존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아이는 혼낼 존재가 아니라 가르쳐야 할 존재다. 아이가 서두르지 않아 욱할 때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은, 이 모든 방향이 '아이를 위한 것인가? 나를 위한 것인가?"이다. 본문에 삽입된 BONUS PAGE <나의 욱은 어느 정도일까?>를 통한 체크리스트 결과는 14개였다. 이 책을 6개월 전에 받았을 때만 해도 9개였는데 그새 5개가 증가했다는 것이니 내게 문제가 많다. 아이에게 왜 짜증이 늘었는지 언제 욱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 보니, 문제지를 풀릴 때였다. 육아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화를 덜 내고 육아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화가 많다. 이 대목에서 내가 내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한다는 것을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혼내고 화내는 것은, 아무리 옳은 말도 교육의 의미를 잃는다. 여러 번 가르쳐 줘야 하고 오래 기다려 줘야 한다. 아이를 가르칠 때는 아이에 대한 존중을 밑바탕에 깔고 있어야 한다. 존중이 없으면 진실한 교육이 안 되기 때문이다. 혹시 아이가 대든다면, 말을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다행이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보였다면, 아이의 마음을 먼저 공감하는 것이 첫째며 잘못을 짚어 주는 것이 나중이다. 아이의 화에 부모가 너무 강한 반응을 보이면 다음부터는 그런 감정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그렇게 하나둘 쌓았다가 언젠가 도저히 감당이 안 될 때 한꺼번에 터트리게 되고 욱하는 사람이 된다.
아빠가 잘 놀아 주는 것으로 아이가 얻는 것이 '10'이라면, 부모가 아이 앞에서 '아이 이름'을 거론하며 싸우는 것으로 잃는 것은 '100'이다. -P35
내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위험한 일 앞에서는 욱하고 싸워야 한다. 하지만 사소한 일,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 굳이 따지지 않아도 되는 일에도 부모가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들면, 아이는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 -P36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만 꼽으라면, 기다리는 것과 아이를 나와는 다른 인격체로 존중해 주는 것이다. 아이의 발달을 지켜볼 때도 기다려야 하고, 아이를 가르칠 때도 기다려야 한다. 아이에게 옳고 그른 것을 가르쳐 주는 훈육 또한 기다림이 가장 중요하다. 중간에 간섭하지 않고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 주는 것만 잘해도 아이는 잘 자란다. -P37
엄마가 너를 사랑하지만 이건 못 들어줘라고 부드럽게 말한다. 아이 마음에 초배지를 바르는 것이다. 이후 지침을 줄 때는 단호하게 말한다. 그래야 충격이 덜하다. -P138
감정은 스스로 정점을 찍고 스스로 내려 와야 조절 능력이 생긴다. 우는 아이 옆에서 설득하고 겁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부적절하게 떼를 쓰고 울 때는 스스로 진정할 수 있도록 부모가 가만히 지켜봐 줘야 한다. 이때 부모가 스마트폰을 하거나 다른 것을 하면 안 된다. -P156
상대가 욱할 때 가장 좋은 대처는 사실 능청스러움, 유머와 위트다. -P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