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어휘> 우리가 감정을 드러낼 때 얼마나 다양한 표현을 하고 있을까.
빛을 프르즘에 통과해 보면 선명한 일곱빛깔 무지개 색 뿐만이 아니라 색들 사이에 무수히 많은 색들이 연결되어 있다. 사람의 감정도 그 스펙트럼이 넓을 텐데 우리는 좋다,싫다,나쁘다 등의 몇 단어로만 표현을 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 스스로가 나의 감정이 어디 위치에 있는지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유선경.. 저자는 내 감정의 나침반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감정을 구분하고 적절한 어휘를 붙일 수 있도록 지침서를 만들었다. 1장은 감정에 대한 전체 개요라고 한다면, 2장에서 5장까지는 온도, 통각, 촉감, 빛의 감각을 중심으로 감정을 세분화 해 본다.
'행복'은 감정이라기 보다 '태도'에 가깝다. 따라서 감정어휘를 알맞게 표현하면 행복이라는 태도를 지니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기쁨,슬픔,분노,증오,불안,기대,신뢰,놀람을 언제 느낄까.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면 적절한 감정어휘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정어휘'는 세상과 사람에게 일어나는 거의 모든 현상에 '감정'이 결정적이며 감정을 정확하게 이해해 세밀한 '어휘'로 표현할 떄 마음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다는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집필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감정에 대해 계속 생각할 수 있도록 주제를 툭툭 던진다. 공감이 가는 소주제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면서 나의 감정의 위치를 찾아보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감정과 관련된 많은 어휘가 정리되어 있음을 알게된다. 문학작품에서나 볼 만한 희귀한 어휘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한 어휘들이다.
'달다,쓰다'가 다가 아니라 '싱겁다,달콤하다,달곰하다,감미롭다,달콤씁쓸하다,떨떠름하다,쓰디쓰다,아리다,얼얼하다.'등의 어휘를 배우게 된다. 이렇게 읽어보니 모두 친숙한 어휘들이며 습관을 들이면 말과 글이 풍요로워질 것 같다.
"아닌 척,그런 척,아무렇지 않은 척"
사람마다 저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이 있는데, 이를 인지하든 못하든 약점이거나 상처일 수 있다. 과하게 자신감이 넘치거나 공격적인 것조차 아무렇지 않은 척의 과장이다.
아닌 척,그런 척,아무렇지 않은 척은 나의 감정이 나를 세상과 타인으로 부터 보호하려고 씌운 껍데기다.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나에게만큼은 드러내고 솔직해지자고 말한다.
나는 어떤 것에 대해 '아닌 척,그런 척,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을까. 항상 밝아 보이는 캐릭터이긴 한데,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도 사람들 앞에서는 웃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한것 같다.
"제대로 사는 삶이란 모든 감정을 경험하는 것"
저자가 사랑니를 뽑으로 갔을 떄 의사가 진통제를 복용하지 말것을 당부했다. 진료하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마취를 더 혹은 덜 놓기 위해서라고 한다. 환자마다 통증이 다르므로 시술도 달라져야 하는데... 진통제를 과다 복용하면 통증을 느끼지 않아서 위험할 수 있기 떄문이라고 한다.
"나의 개별성과 주체성,고유성을 갖추어가는 과정"
아래의 자극을 우리는 눈과 귀,코,혀,피부뿐 아니라 마음으로도 느낀다. 한 순간에 한개가 아니라 적게는 다섯 개에서 많게는 아홉 개까지 느낄 수 있다. 예민하다면 그보다 많을 것이다. 다른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오롯이 자기 내부의 감각에 집중해보자.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투를 수 있으나 습관화 하면 나를 내 삶의 중심에 세울 수 있다.
"불안과 두려움을 구분하고 실체를 마주하라"
불안감과 두려움의 차이는 실체의 유무에 있다. 불안한 사람에게 무엇 때문에 불안하냐고 물으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반면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에게 무엇이 두렵냐고 물으면 그 실체를 답할 것이다. 불안감을 없애려면면 무엇이 마음을 편치않게 하는지 실체를 파악해야 하고 두려움을 없애려면 무섭고 불안한 그것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
"부드러움이 마음의 회복력을 높인다"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의 발바닥은 뺨이나 엉덩이나 똑같이 꽃잎처럼 보드랍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제 발로 땅을 디딘 적이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발바닥이 꽃잎 같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이라는 땅바닥에 부디지고 비비고 누벼가며 살아온 흔적이 발바닥에 꺼끌꺼끌하게 배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