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는 유시민 작가가 오스트리아의 빈,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체코의 프라하, 독일의 드레스덴을 방문하고 쓴 기행문이다. 유시민 작가가 쓴 책은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유익한 내용이 많아 책이 나올때마다 사서 보는 편이다. 마침 유럽도시기행 1에 이어 2편도 나왔다기에 독서통신에 바로 신청하였다. 더군다나 이번에 나온 도시는 내가 11년전 헝가리 전략지역 연수를 가면서 한번 이상씩 들렀던 곳이라 무척 반가웠다. 부다페스트에 6개월을 살면서 비엔나에는 5~6번인가 갔었고 프라하도 한번 간적이 있다. 무척 행복했던 연수였으며 덕분에 유럽 곳곳을 관광할 수 있어서 복받은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유시민 작가는 내가 방문했던 도시를 어떻게 서술했을까? 내가 여러번 갔었던 곳을 그는 어떻게 묘사했을까?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내려갔다. 유 작가가 갔던 장소에 내가 갔던 곳도 있고 가지 않았던 곳도 많이 있었다. 부다페스트에서 6개월 살았으니 시내 곳곳 아니 에게르 같은 작은 중소 도시도 갔었는데 그래도 유명했지만 안가본 곳이 있었다. 다음에 유럽 여행 갈 기회가 있으면 빠뜨린 곳에 꼭 찾아가야겠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슈테판 성당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는데 아, 거기? 하고 생각이 났다. 그때 옛날 연미복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호객행위를 하면서 콘서트 티켓을 열심히 팔고 있었다. 음악의 도시라는 빈의 명성답게 매일 음악회가 열리다시피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관광객 수입을 노린 음악회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도시의 특장점을 잘 살린 관광마케팅의 좋은 예일 것이다. 저자는 지금은 나라가 쪼그라들었지만 과거 신성로마제국을 건설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를 재미있게 서술한다. 비엔나(빈의 영어식 이름) 커피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그때 비엔나에 있는 '비엔나 숲'에 가족과 함께 가서 비엔나 커피를 마시면서 비엔나 전경을 바라보았던 시간이 회상되었다. 빈은 참 고급스럽고 고상하고 품위있는 도시같았다. 커피도 고급스럽고 거리도 휴지 하나 없이 깨끗하고 아파트같이 생긴 건물의 각 창문마다 꽃이 놓여져 있는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빈 뿐만아니라 오스트리아 전체가 평화롭고 포근하고 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풍요로운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이는 유시민 작가도 그렇게 느낀 것 같다. 대제국이 해체되었지만 작은 영토에서도 제조업과 관광에서 강점을 보이는 부강한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 유 작가가 다음으로 언급한 나라는 헝가리이다. 영웅광장, 어부의 요새, 두나(다뉴브) 강과 유람선, 유람선에서 보는 야경, 국회의사당, 언드라시 거리, 왕궁, 세체니 다리, 마르키트 섬, 산업은행 헝가리 현지법인, 세계 최초의 지하철, 이슈트반 성당 등 등 내가 갔던 모든 곳에 유작가가 있었다. 먼저 산업은행 헝가리 현지법인 근처에 있는 이슈트반 성당을 보자. 부다페스트에 있는 건물 중에서 규모면에서 셋째 손가락안에 드는 성당인데 저자는 그렇게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한 것 같다. 이슈트반은 헝가리 국민이 국가의 시조라고 믿는 인물이다. 헝가리 민족은 알다시피 유럽에서 유일하게 동양계로 알려진 '마쟈르' 민족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민족 이동으로 이곳에 있는 슬라브 민족을 밀어내고 세력을 넓혀나가 헝가리 왕국을 세웠는데 이 왕국을 세운 인물이 이슈트반이다. 그 성당에서 어머니와 함께 성당 반지도 사고 여러 성물들도 산 기억이 난다. 나는 거기서 국립 헝가리어학원에 다녔다. 전략지역 연수이니만큼 헝가리 언어를 배워서 나중에 이 지역에서 은행영업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라는 뜻에서였을 것이다. 연수후에 여러 사정상 헝가리 현지법인 근무는 못했지만 헝가리에서의 6개월이 워낙 인상 깊었기에 어제 일처럼 헝가리 생활들이 떠오른다. 헝가리어가 너무 어려워 무척 애를 먹었던 일, 어학 수업 후에 점심 먹고 은행에 출근해서 동료의 일을 도와주었던 일, 주말마다 기차나 자동차를 타고 체코,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헝가리 소도시 등에 다녀왔고 부모님을 초청해서 휴가를 얻어 6식구가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둘러보았던 일, 12월에 아내와 애들을 한국으로 귀국시키고 한달 있는 동안 폴란드, 영국, 네덜란드 등을 여행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 시절이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고마웠던 시간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