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둘러싼 바다는 이미르의 피와 땀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미르의 두개골 내부가 보일 것이다. 밤에 보이는 별과 행성, 모든 혜성과 유성은 무스펠에서 타오르는 불길에서 날아온 불꽃이다. 낮에 보이는 구름은 할때 이미르의 두개골 속에 있던 뇌수다. 어쩌면 지금도 어떤 생각에 골몰해 있을지 모른다. 세상은 평평한 원반 모양이고, 바다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거인들은 가장 깊은 바다 바로 옆인 세상의 가장자링서 산다. 오딘과 빌리와 베는 거인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려고 이미르의 속눈썹으로 벽을 만들에 세상의 중심부 둘레에 벽을 세웠다. 그들은 벽 안쪽의 세상을 미드가르드라고 불렀다. 미드가르드는 텅 비어 있었다. 아름다운 땅이었지만 목초지를 걷거나 맑은 물에서 물고기를 잡는 사람도 없고, 바위투성이 산을 탐험하거나 구름을 올려다보는 이도 없었다. 오딘과 빌리와 베는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이 생기기 전까지는 진정한 세상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들은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찾았지만 어디에도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마침내 바다 끄트머리에 있는 바위 위에서 바닷물에 쓸려온 통나무 두 개를 발견했다. 조류에 밀려 떠다니다ㅏㄱ 해안으로 밀려온 것이었다. 첫 번쨰 통나무는 물푸레나무였다. 물푸레나무는 튼튼하고 아름다우며 땅속 깊이 뿌리는 뻗는다. 그 목재는 자르기 쉽고 쪼개지거나 금이 가지 않아, 도구의 손잡이나 창 자루를 만들기에 아주 좋은 소재다. 그들이 해변에서 발견한 두 번째 통나무는 느릅나무였는데, 첫 번째 통나무와 서로 닳을 듯이 아주 가까이 놓여 있었다.
로키는 외모가 매우 출중하다. 말재주가 좋고 설득력이 있어서 호감이 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스가르드에 사는 이들 가운데 가장 교활하고 음험하고 약삭빠르다. 그의 내면에 엄청난 분노와 질투심, 욕정 같은 어두운 구석이 많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로키는 라우페이의 아들이다. 라우페이는 바늘을 뜻하는 날 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그녀의 늘씬하고 아름답고 예리한 용모 때문이다. 로키의 아버니는 거인 파르바우티다. 이 이름은 위험한 타격을 입히는 자 라는 뜻인데 파르바우티는 그 이름만큼이나 위험한 존재였다. 로키는 하늘을 나는 신발을 신고 허공을 걸어 다녔고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나 동물로 변신하기도 했지만, 그의 진짜 무기는 자기 머리였다. 로키는 다른 어떤 신이나 거인보다 교활하고 영리하고 꾀가 많았다. 심지어 오딘도 로키만큼 교활하지는 않았다. 로키는 오딘의 의형제다. 다른 신들은 로키가 언제, 어떻게 아스가르드에 오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는 토르의 친구이면서 동시에 그를 배신한 자이기도 하다. 신들은 그의 행동을 눈감아줬는데, 이는 아마도 로키의 책략과 계획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빠진 적도 많지만 그만큼 도움을 받은 적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로키 덕에 세상이 전보다 흥미로워졌지만 그만큼 위험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는 괴물들의 아버지이고 재앙의 창시자이며 음흉한 신이다.
로키는 술을 아주 많이 마셨는데, 술에 취해 있을 때는 말이나 생각, 행동을 억제하지 못했다. 로키와 그의 자식들은 모든 것의 종말인 라그나로크에서 싸우게 되지만, 아스가르드의 신들 편에 서는게 아니라 그들과 대적할 것이다.
이그드라실은 엄청난 힘을 가진 무푸레나무로서, 모든 나무들 가운데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우며 크기도 가장 크다. 이 나무는 아홉 개의 세상 사이에서 자라면서 그 세상들을 서로 연결시킨다. 위쪽에 있는 가지들은 하늘을 뚫고 그 위까지 뻗쳐있다. 워낙 큰 나무다 보니 이 물푸레나무의 뿌리는 세 개의 세상에 걸쳐 있고, 세 개의 샘에서 물을 공급받는다.
가장 깊이까지 뻗은 첫 번째 뿌리는 지하 세계로 파고 들어가 다른 장소들보다 먼저 존재했던 니플헤임이 도달한다. 암흑세계의 중심에는 끊임없이 소용돌이치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주전자처럼 우렁찬 소리를 내는 흐베르겔미르라는 샘이 있다. 이 샘에는 니드호그라는 용이 사는데, 항상 이그드라실의 뿌리는 아래부터 갉아먹는다.
두 번째뿌리는 서리 거인들의 영토로 뻗어가서 미미르 소유의 샘에 도달한다.